경제
10년 경력 IT 기자가 쓴 '이것이 네이버다' 출간
요즘 잘나가는 IT기업 NHN을 일군 일등 공신은 누굴까? 누가 뭐라 해도 이해진이다.
그런데 그는 '은둔자'라고 불릴 만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싫어한다. 최고 기업 삼성 임원이었던 아버지를 두었고, 카이스트 시절 현재 최고 게임사의 하나인 넥슨의 김정주 사장과 룸메이트였고, 프리챌·다음·엠파스·야후와 피 말리는 검색 경쟁을 벌였던 인물.
스포츠서울에서 8년 가까이 IT와 인터넷을 담당했던 윤선영 기자가 창업자 이해진을 통해 NHN의 성장사를 집중 탐구한 '이것이 네이버다'(SYNC)를 펴냈다. 이 책의 미덕은 NHN 사람들의 만남과 이에 얽힌 에피소드가 흥미롭게 펼쳐진다는 점으로 NHN를 다룬 기존의 인터넷 전문 서적이나 경영서 같은 틀을 과감히 벗어던졌다.
가령 이해진을 '착한 카리스마'로 접근하고, NHN의 또 다른 축인 한게임을 만든 김범수를 '삼국지'의 관우에 비유하는 식이다. 또한 엠파스에 있던 검색 기술의 1인자 이준호를 네이버로 영입하는 순간을 하나의 운명으로 묘사한다.
1999년 독립 기업 네이버컴, 2001년 최초의 닷컴 흑자 기업 등 NHN의 초기 모습도 증언록처럼 생생하다. 이외 다른 IT기업의 부침까지 조명, 기록적 가치도 높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네이버 이야기이면서 2000년대 이후 치열한 전장에서 부침을 거듭해 온 한국 인터넷 기업들의 이야기다. '다정(多情)이 병인 듯'한 이해진에 대한 저자의 각별한 애정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말이다.
박명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