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이 수박 만하게 보인다.' 타격감이 좋은 타자들이 흔히 하는 말이다. 올 시즌 KIA 이현곤(27)에게 딱 어울리는 표현이지 않을까 싶다.
프로 6년만에 만개한 기량을 뽐내고 있다. 이현곤은 지난 6월 9일 최다안타 부문 단독 선두에 오른 뒤 한 달 넘게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주에도 8개의 안타를 뽑아내면서 시즌 94안타로 100안타 고지를 눈앞에 뒀다.
타율은 3할3푼1리(이하 9일 현재)로 팀내 1위이자 전체 3위. 최하위에서 머물러 있는 팀 성적에 가려졌을 뿐 최고의 활약을 뽐내고 있다.
2002년 프로 데뷔 후 괄목상대한 발전이다. 이현곤은 가장 안타를 많이 친 시즌은 2003년으로 당시 92개를 기록했다. 전반기가 끝나기 전 개인 시즌 최다 안타를 넘어선 것이다.
스스로 "스프링캠프에서 밀어치는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면서 타격에 눈을 떴다"고 말했다. 이현곤은 "처음에는 방망이가 밀리는 느낌을 받았는데 의식적으로 밀어치다 보니 내가 몰랐던 타격 포인트가 여러 개 생겼다"고 설명했다. 코스에 상관 없이 레벨 스윙이 가능해졌다는 말이다.
경기에서 멀티 안타를 치는 사례가 부쩍 많아지다 보니 상대 투수에 대한 자신감도 늘었다. 이현곤은 "딱히 까다로운 투수는 없다. 한화 류현진에게 6타수 무안타로 눌리고 있지만 칠 수 없다는 생각은 없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사실 이현곤은 지난 6월 26일 대전경기에서 류현진을 상대로 2타수 2안타(2루타 1개)를 쳤으나 경기 도중 내린 비로 노게임이 선언되는 바람에 기록으로 남지 않았다.
아쉬운 점은 있다. 안타수에 비해 득점(29개)과 타점(16개)이 적다는 점이다. 이로 인해 찬스에 약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현곤은 "찬스에 약하다는 생각을 하고 싶지는 않다. 매타석 안타를 친다는 생각으로 방망이를 휘두른다"라고 밝혔다.
이현곤이 안타보다 더 욕심을 내는 것은 전경기 출장이다. 그는 "생애 첫 타이틀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풀 시즌을 소화하고 싶다. 2003년 이후 한번도 풀 시즌을 뛰어본 적이 없다"고 별렀다.
정회훈 기자 [hoony@ilg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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