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랑 반대네…."
서정환 KIA 감독은 10일 경기가 우천 취소되기 전 선동열 삼성 감독을 만나 선수의 부상을 주제로 환담을 나누던 중 "다행히 부상 선수들이 복귀 예상시점보다 조금씩 일찍 돌아왔다"는 말을 듣고 푸념을 했다.
양팀 모두 부상 선수의 속출로 기대만큼의 성적을 올리지 못하고 있지만 삼성과는 달리 KIA는 부상 선수들의 복귀가 더딘 것을 아쉬워한 까닭이다.
가까운 예로 에이스 윤석민의 경우 15일 등판이 무산되면서 사실상 전반기를 마감했다.
지난 5일 아킬레스건 건염으로 전력이탈한 윤석민은 서머리그 개막일인 15일 잠실 LG전 등판이 기대됐으나 불펜 피칭 결과, 힘들다는 견해를 나타내 후반기 합류로 내정했다.
대표적인 예는 최희섭이다. 두산 정원석과의 충돌로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국내 복귀 4경기만인 지난 5월 23일부터 그라운드에서 사라진 뒤 경기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당시 MRI 판정 결과 3주 진단이 나왔지만 한달 보름이 지나도록 1군에 복귀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11일부터 2군 경기에 출전해 컨디션을 점검한다.
오는 14일 선발 등판(LG전)이 예정돼 있는 이대진도 지난 5월 19일 어깨 통증으로 재활군에 내려갔으니 거의 2달 가까이를 소비한 셈이다. 이밖에 거포 홍세완도 후반기 합류가 더디고 있다.
반면 삼성은 4월말부터 박진만-강명구-권오준-김창희-조동찬이 차례로 부상으로 나가 떨어졌지만 속속 복귀했다. 선동열 감독은 "조동찬만 돌아오면 모든 전력은 풀가동 된다"고 말했다.
장기 레이스를 치르면서 부상이란 변수는 만나기 마련이다. 문제는 그 이후다. 남은 전력으로 부상 선수들을 커버할 수 있다면 큰 무리는 없다.
그러나 올 시즌 KIA는 주전들의 줄부상이 한꺼번에 이어지면서 회복력도 더딘 것이다. 서 감독은 "야구인생 40년에 정말 이런 적은 처음"이라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광주=정회훈 기자 [hoony@ilgan.co.kr]
사진=김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