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챔피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이탈리아 세리아 A 우승컵을 들어올린 인터 밀란이 격돌했다.
세계 최강을 자부하는 맨유는 2일 새벽 홈구장인 맨체스터 올드트래포드에서 인터 밀란에 2-3으로 패했다.
양 리그의 자존심을 건 한 판이었지만 승패가 중요한 경기는 아니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판 데사르·브라운·퍼디낸드·비디치·에브라·이글스·캐릭·오셔·호날두·루니·긱스 등 11명이 교체없이 뛰었다.
수백 억을 들여 영입한 오언 하그리브스·나니·안데르손 등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번 주말 열리는 프리미어리그 라이벌 첼시와의 '커뮤니티 실드'(정규리그 개막을 앞두고 이전 정규리그 우승팀과 FA컵 우승팀이 맞붙는 자선 친선경기)를 다분히 염두에 둔 선수 자원 아끼기이기도 했다.
올드트래포드에 몰려든 7만3738명의 관중은 패배에 아쉬워했지만 펠레 스코어에 환호를 보냈다. 경기 중 알몸 관중의 그라운드 질주도 한여름밤의 작은 해프닝이었다.
선제골은 맨유의 것이었다. 전반 17분 에브라·긱스로부터 왼쪽 측면에서 이어진 패스를 받은 루니는 침착하게 선제골을 터트리며 기세를 올렸다.
하지만 맨유는 4분 뒤 루이스 피구의 크로스에 이은 수아조의 감각적인 터닝슛에 동점을 허용했다. 수비진의 난조로 6분 뒤에는 이브라히모비치에게 역전골을 내줬다.
인터 밀란의 첫 골을 터트린 수아조는 전반 34분 피구의 패스로 골키퍼 판데르사르와 일대일 찬스를 잡았고 또 다시 골대 오른쪽 구석을 뚫었다. 맨유는 후반 13분 호날두의 프리킥이 아드리아누의 머리를 맞고 한 골을 만회하는데 그쳤다.
이 날 경기를 가장 못마땅하게 여긴 사람은 퍼거슨 감독이었다. 그는 "전반전 처럼 수비를 한다면 그 어떤 팀을 만나도 이길 수 없다"며 선수들을 질타했다.
이해준 기자 [hjlee@ilg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