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세계소리축제는 더 이상 국악 축제가 아니다. 세계의 모든 소리들이 어우러진 음악축제에서 이제는 춤·무용까지 가미된 예술축제로 거듭났다.
올해로 일곱 번째를 맞는 전주세계소리 축제가 6일부터 14일까지 '소리, 몸짓'을 주제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및 전주 시내 곳곳에서 열린다. 축제 명에서 내건 '우리 소리'라는 큰 틀 안에 다양한 세계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무엇보다 인간의 몸을 통해 소리를 이해하고, 소리와 춤이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놀이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작년보다 참여단체는 줄었지만 팀당 공연 횟수를 확대해 공연 선택의 폭을 넓혔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인도·멕시코·불가리아·스페인 등 총 10개국 131개 팀이 참여해 162개의 무대를 선보인다.
한국의 소리를 주제로 한 축제답게 올해도 판소리와 관련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무엇보다 가장 기대되는 무대는 국내 최고의 명창 오정숙·최승희·성우향·안숙선이 한 무대에 서는 '판소리 명창명가'(10일 저녁 7시, 연지홀). 세계 3대 테너 루치아노 파바로티, 플라시도 도밍고, 호세 카레라스가 한 무대에 선만큼의 값어치와 맞먹는 판소리사의 기념비적 공연이다.
우리 소리와 세계의 소리가 만나는 소통의 장인 '월드뮤직 파노라마'는 그야말로 장르불문, 국적불문이다. 각 나라의 전통음악을 비롯하여 모던 락·합창·타악 연주·집시밴드 음악·플라멩코 등 세계의 다양한 소리와 몸짓으로 풍성하게 꾸며진다.
특히 스페인의 아이다 고메스 무용단이 선보이는 공연이 볼거리다. 관능적인 집시 여인 카르멘을 플라멩고 춤으로 색다르게 표현한다. 이미 세계 무대에서 흥행 보증수표로 통하는 '강력 추천' 공연이다. 13일 저녁 8시, 모악당에서 열린다. 단일 공연이므로 미리 예매해 두는 것이 좋다.
또한 인도 특집 무대도 꾸며진다. '전통과 전위-인도편'에서는 시타르·사랑기·타블라를 비롯한 인도의 대표적인 전통 악기와 민속무용인 카탁 등을 통해 인도 전통 예술의 진수를 맛볼 수 있다. 낯설고 신비한 인도의 문화를 제대로 접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무대다.
이 외에 온 가족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체험프로그램도 준비된다. '어린이 소리축제'와 전북 도내 시군을 넘나들며 선보이는 '소리 프린지 무대'도 준비되어 있다. 전문가에게 쉽고 재미있는 우리 소리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전 세계의 소리와 몸짓이 만나 다양하게 펼쳐질 흥겹고 신명나는 놀이판, 전주세계소리축제!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신명나고, 입가에 미소가 절로 번지는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풍성한 가을을 만끽해 보자.
●판소리의 성지 전주에서 세계적 문화축제로 발돋음 안숙선 조직위원장 인터뷰
- 전주에서 '소리'를 주제로 한 축제가 만들어진 계기는?
"전북은 예로부터 예향의 고장으로 일컬어진다. 내로라하는 국악인도 많이 배출했는데, 판소리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송흥록 명창, 판소리의 어머니인 김소희 명창 등 전주를 가히 판소리의 성지라 할 수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여기에서 시작됐다. 판소리의 성지에서 판소리를 선보이는 공연예술축제인 셈이다."
- 축제가 지향해야 하는 방향은?
"전통은 이제 미래를 위한 소중한 자산이다.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는 미래와 소통하는 전통의 가치를 새롭게 재발견하고 가꿔 나가야 한다.
소리축제의는 전통을 바탕으로 우리 지역의 미래, 세계 그리고 더 많은 대중들과 소통하는 자리로 만들자는 의지를 담고 있다. 전주세계소리축제는 그 동안 이 취지와 지향점에 맞게 착실히 성장해 왔고, 앞으로는 전 세계의 예술인들이 하나가 되는 축제로의 발돋음을 목표로 하고 있다.
- 다른 국악 관련 축제와의 차이점은?
"우리 소리의 가능성을 다양한 방면에서 시도를 하고 있는 단체나 작품을 소개하는 역할을 덧붙여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올해의 경우 판소리합창곡 공모 같은 이벤트로, 전통적 판소리에서 벗어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편 지난 2005년과 2006년에는 WOMAD를 공동으로 국내에서 주최하는 등 세계의 음악과 교류하고, 소통하는 만남의 장을 펼쳐가고 있는 것도 다른 점이라 할 수 있다."
전주=글·사진 백혜선 기자 [s100@joongang.co.kr]
- 축제밖에 볼 것이 없냐고요? ■덕진공원
고려시대에 조성된 덕진호를 배경으로 만든 전주의 대표적인 도시공원. 덕진호 서쪽에 있는 취향정과 3만여 평의 호반에 둘러싸인 산책로는 연인들의 단골 데이트 코스. 덕진호를 양분하는 현수교와 현수교 중간 부분에 있는 연화정이 트레이드 마크다. 063-281-2436.
■전주한옥마을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곳. 전주한옥마을 내에는 900채에 달하는 전통 한옥을 비롯해 전주한옥 생활체험관, 전주전통술박물관, 경기전, 최명희 문학관 등의 볼거리가 가득하다. 한옥마을 바로 옆이 시내이기 때문에 강렬한 대비를 이루며 마치 시간여행을 하는 독특한 기분까지 준다. 063-282-1330.
■죽림온천
일본의 벳푸 온천보다 수질이 좋다는 평을 받는 알칼리성 유황온천. 완주군에 있지만 전주시에서 차로 15분 정도면 닿는 가까운 거리라 시민도 즐겨 찾는다. 아토피·류머티즘·고혈압 등에 효과가 뛰어나다. 황토방 사우나 솔잎·쑥 사우나·한방 이슬 사우나 등 비교적 시설을 잘 갖추고 있다. 어른 5000원, 어린이 3000원. 063-232-8832.
- 먹고 자는 건 여기가 최고 ■전주비빔밥
전주 시내의 음식점 80% 이상이 전주 비빔밥집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고궁은 전통의 맥을 이어가고 있는 전주 비빔밥의 명가다.
양지머리육수로 지은 밥 위에 고사리·도라지·콩나물 등 대여섯 가지 나물 찬과 오실과(은행·대추·호두·잣·밤)으로 멋을 내는 것이 특징. 고급스러운 음식점 분위기와 유기에 담긴 비빔밥과 깔끔한 8가지 반찬이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다. 전주전통비비밥 1만원. 063-251-3211.
■전주한정식
전주에 왔다면 '상다리가 휘어질' 정도로 푸짐한 전주한정식을 꼭 맛봐야한다. 오래된 한정식 집이 곳곳에 숨어있는데 50년째 대를 이어온 백번집은 한정식집들 중 가장 오래된 곳이다.
40여 가지 계절 반찬을 내주는데 요즘은 전어구이, 백합찜 등이 올려진다. 봄철 어린 양파로 간장절임한 양파김치도 감칠맛난다. 전주맛을 잘 살린 홍어탕, 전복찜 등도 별미다. 4인상 8만~12만원. 063-286-0100.
■아중리 모텔촌
아중리에는 전주에서 가장 규모가 큰 숙박촌이 형성되어 있다. 모텔촌이지만 호텔급 신축 모델이 대부분이다. 그중 피아노 모텔(063-242-7333), 오페라 모텔(063-243-9294)이 깔끔하고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가격은 3만~4만원 선.
전주에 있는 호텔 중에는 시설이나 서비스 면에서 코아리베라 호텔이 단연 돋보인다. 166실의 객실을 비롯해 연회장, 일식당, 중식당, 남녀 사우나, 나이트클럽 등을 갖추고 있다. 13만~70만원. 063-232-7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