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에 사극 열풍이 거세다. 시청률도 20~30%대를 오가며 쾌속 항진이다. 이런 열풍에 힘입어 광고에서도 사극을 연상시키는 광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사극이 멜로·퓨전·판타지 등 다양한 색깔을 지니고 있듯 광고도 기업 성격에 맞추어 각양각색의 특징을 보인다.
■고전 소설을 모티브로: 심청전과 춘향전
대우캐피탈의 신용 대출 상품인 내게론 광고는 현대판 심청이를 선보이고 있다. 공양미 삼백석이 없어 바다에 몸을 던져야 하는 고전 속 심청의 모습을 흑백으로 표현하다가 내게론을 통해 인생이 화려하게 바뀌는 심청의 인생을 칼라로 보여 준다.
흔히 알고 있는 고전 소설의 주인공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주인공의 인생을 확 변화시킴으로써 재미와 함께 광고 효과도 극대화하고 있다.
우유 소비 촉진 캠페인은 춘향전을 새롭게 해석하고 있다. 이 광고는 우유 마시기를 싫어하는 춘향이 대신 우유를 마신 향단이가 몇 년 뒤 미인이 되어 이몽룡과 맺어진다는 내용으로 반전을 통해 메시지를 강렬하게 전달한다.
■드라마를 가져오다: 대장금의 승승장구
한우 권장 캠페인은 2004년 선풍적 인기를 끌며 종영됐던 MBC TV 드라마 '대장금'에서 나왔던 음식 감별 장면을 패러디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실제로 임금 역을 맡았던 임호와 어린 장금 역의 조정은이 함께 등장해 한우의 맛에 관해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제 입에서는 고기를 씹을 때 한우의 맛이 나지 않았는데 어찌 (한우가) 아니라 생각했느냐 하시면"이라고 똑똑한 목소리로 이야기하는 조정은의 말투가 정겹다. 패러디를 통하여 소비자들의 공감을 이끌어 내고 주목도를 극대화하였다.
소망화장품 다나한은 SBS TV '왕과 나'에서 폐비 윤씨 역으로 활약하고 있는 구혜선이 모델로 나와 그 이미지를 그대로 살려 내고 있다. 이 광고에서는 "왕후의 자리를 내놓으시지요"라고 직접적으로 말함으로써 드라마와 광고가 함께 연계되는 윈윈 전략으로 광고의 주목도를 극대화했다.
하이마트 광고에서는 정준호와 현영이 왕과 중전으로 변신하여 조선 왕조의 태평성대를 퓨전 형식으로 그리고 있다. 왕과 왕비의 행렬이 한가롭게 이어지다 갑자기 정준호가 "아니, 중전! 저 물건은 어디에 쓰나~"라고 노래를 하며 분위기를 갑자기 반전시킨다. 엄숙한 분위기와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빠른 박자의 '시골 영감' 배경 음악은 광고에 색다른 분위기를 안겨 주기도 한다.
이처럼 광고가 사극이나 고전 소설을 모티브로 활용하는 것에 대해 김동섭 웰콤 마케팅연구소 연구원은 "단순한 모방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각 기업의 성격에 맞추어 원작을 적절하게 퓨전 형식 또는 패러디 형식으로 상황을 반전시켜 현대판으로 보여 줌으로써 제품이나 브랜드를 더욱 효과적으로 전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