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원작으로 한 게임은 장수한다? 상용화 12년을 맞은 넥슨의 ‘바람의 나라’ 와 10년째 장수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60여개국에 수출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같은 온라인 게임의 공통 분모는 탄탄한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한 원작 만화가 있다는 점이다.
세계 최초의 온라인 그래픽 게임인 바람의 나라가 올해 상용화 12주년을 맞는다. 1996년 첫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국내에만 1900만명의 누적 회원이 있다.
바람의 나라가 이처럼 인기를 얻고 있는 배경에는 게임 콘텐트의 탄탄한 시나리오를 마련한 김진씨의 원작 만화가 있었다. 동명 만화를 원작으로 고구려 시대를 배경으로 전쟁 서사극을 게임 속에 담아냈다. 게임 내에서는 만화 속 캐릭터들을 구현했으며, 삼국 시대 초기를 배경으로 당시의 무기·갑옷 등도 그대로 재현했다.
넥슨의 김영구 실장은 “바람의나라를 서비스하고 업데이트할 때 원작의 존재는 중요한 구심점이 되어왔다” 며 “탄탄한 시나리오와 세계관은 장수 게임이 되기 위한 필수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고 설명했다.
올해 서비스 10년을 맞이하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역시 신일숙 작가의 동명 만화에서 초기 설정을 채용했다. 원작은 중세시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데포르주 왕자가 자신의 왕좌를 되찾기 위해 의붓아버지 켄 라우헬과 혈투를 벌인다는 줄거리이다.
리니지 게임에서는 무대와 등장인물 등이 차용되었다. 엔씨소프트는 리지니1의 인기에 힘입어 2003년에 이르러 리니지2를 출시했으며, 두 게임을 모두 합쳐 지금까지 1조5400억 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하며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다.
이 밖에도 이명진 작가의 원작을 기반으로 한 그라비티의 라그나로크 또한 온라인게임으로 큰 성공을 거둔 예이다.
2001년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세계 60여 개국에 수출되며 게임한류의 표상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후속작인 라그나로크2에서는 이명진 작가가 원화 작업부터 이야기 구성에 이르기까지 개발에 직접 참여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업계 전문가는 “만화와 온라인게임의 크로스오버 현상은 인기 만화들의 인지도를 통해 초기 게이머의 관심을 끌 수 있고, 원작의 탄탄한 시나리오가 게임의 전체적인 세계관을 구축할 때 안정적인 콘텐트를 제공한다"고 분석하며 “만화 장르의 캐릭터성과 스토리 특징이 게임으로 재구성되기 유용한 틀을 갖추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