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 열린 국제해킹 방어대회에서 우승한 포스텍(포항공대)의 플러스팀은 국내에서 해킹에 대한 정확한 용어 정립과 사회적 인식의 전환을 강조했다.
특히 온라인 쇼핑몰 옥션이 해킹 범죄로 최대 1000만 명의 고객 정보가 유출됐다고 알려지면서, 인터넷 보안에 대한 국내 기업의 발상 전환과 국가적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플러스팀의 송재혁(23·컴퓨터공학과)씨는 “국내 일부 기업들은 보안 세미나 등을 통해 기초적 보안 시스템의 허술함에 대해 정보를 제공해도 오히려 색안경을 끼고 대한다”고 토로했다. 그만큼 컴퓨터 네트워크 보안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송 씨는 “외국의 구글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굴지의 기업들은 자신들의 취약점을 ‘재야’ 컴퓨터 전문가들로부터 보완하고 있다”며 “국내 기업들의 낮은 보수와 편견 때문에 한국의 보안 고급인력들이 보안업체로 취업하기를 기피한다”고 전했다.
해킹방어대회 ‘코드게이트 2008’을 주관한 소프트포럼 이순형 부사장은 “중국은 해킹 전문가 30만 명을 양성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을 정도” 라며 “국내의 우수한 컴퓨터 전문가들을 양지로 끌어내고 사회적 인식제고를 위해 대회를 마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5일 비즈니스위크는 미국 공군이 사이버 전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해킹 전문가를 모집한다고 전했다.
미국 공군이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네티즌에게 공군 사이버사령부 지원을 독려하고 있다는 것. 미군도 사이버 전쟁에 대응할 새로운 21세기형 군인을 필요로 하게 된 것이다. ‘해킹에는 국경이 없지만 해커에게는 조국이 있다'는 말이 실감나는 대목이다.
이수한 기자 [nuh2006@joongang.co.kr]
▶해커와 크래커=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의 해커의 정의는 ‘컴퓨터 시스템 내부 구조 등에 심취해 이를 알고자 노력하는 사람으로서 대부분 뛰어난 컴퓨터 및 통신 실력을 가진 사람들’이다. 크래커(cracker)는 해킹 실력을 사이버 범죄에 악용하는 이들을 일컫는다. 해커를 크래커와 구별하기 위해 ‘화이트(white) 해커’라고 부르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