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경륜] 최고 문어발 가족은 ‘김치범 가문’
지난 2월 22일 특선급 강자 김민철이 강축으로 팔린 경주에서 2착으로 밀린 후 인터뷰에서 "공민규를 공민우로 착각해 너무 의식하다 타이밍을 놓쳤다"고 밝혀 팬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 적이 있다.
특선급에서 나란히 활약하고 있는 쌍둥이 선수를 순간적으로 헷갈려 경주를 그르쳤다는 얘기였다. 600명 가까운 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는 경륜에는 유독 혈연으로 얽힌 가족들이 많아 화제를 모으고 있다.
홈페이지에 '선수간 친인척관계'라는 자료실을 따로 만들어놨을 정도다. 경륜운영본부도 편성을 할 때 같은 경주에 혈연으로 얽힌 선수들을 최우선으로 배제하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우리는 쌍둥이
경륜에는 공민우-공민규를 비롯해 김종훈-김종원, 김치권-김일권 등 쌍둥이 세 형제가 있다. 공씨 형제는 특선급, 두 김씨 형제는 각각 우수급을 주무대로 할 정도로 실력도 좋다. 특히 김종훈-김종원 형제는 한 살 아래 동생 김종성까지 경륜 선수가 돼 현재 3형제가 경륜에 몸을 담고 있다.
이밖에 쌍둥이는 아니어도 형제 선수들이 20쌍이 넘는데 대표적으로는 권태원-권세람, 강성배-강성민, 김영철-김영범, 조영근-조영일, 신영극-신호재 형제 등이 꼽힌다.
▲최고 문어발 가족은 '김치범 라인'
부산팀의 강자 김치범은 아마 시절부터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다 경륜에 입문했는데 명성 만큼이나 화려한 경륜 인맥을 자랑한다. 이모부가 김원석 선수이고 정대권 선수와는 사촌간. 또 김원석과 김광석 선수는 사돈 관계이며 김광석 선수의 처남은 권우주, 권우주 선수의 사촌형은 권태원-권세람 형제이다. 사촌부터 사돈까지 7명의 선수들이 얽혀 있다.
경륜이 인기 종목으로 떠오르면서 대를 이어 경륜을 하는 경륜 가족들도 생겨날 전망이다. 사위(정준기)를 경륜 선수로 두고 있는 김재인 선수는 아들이 경륜훈련원 합격을 목표로 땀을 흘리고 있어 머잖아 부자 경륜 선수 1호가 될 전망이다.
이밖에 백전노장 민인기와 김병영 선수의 아들이 역시 경륜 입문을 준비하고 있어 경륜 2세 및 부자간의 라인 대결이 과연 성사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경륜으로 맺어진 사랑의 가교
현재 우수급에서 뛰고 있는 정준기는 같은 훈련지 선배였던 김재인 선수의 딸과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처음에는 몰래 데이트를 했지만 나중에는 김재인 선수의 든든한 후원 속에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밖에 곽종헌과 장보규가 처남-매제간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처음에 곽종헌은 당시 유도 선수였던 장보규와 자신의 여동생이 사귀는 알고 강력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는데 지금은 어느 가족보다도 끈끈한 가족애를 보여주고 있다.
또 박석기 선수는 처남인 김재웅 선수를, 신영극은 역시 처남인 유승우를 경륜으로 이끈 케이스로 유명하다.
박수성 기자 [mercury@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