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로 화려한 프로필에 놀란다. 그는 돌빛·코비스·동광산업 등 국내 골프관련 업체 30개의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는 골프용품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이다.
두 번째로 골프장비와 스윙폼을 보고 놀란다. 그의 골프백 안엔 명품 골프채가 가득하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 골프업체 대표답게 장비에 대해 관심이 많기 때문이다. 그의 스윙폼도 어지간한 프로 못지않게 깔끔하다. 상대방은 “오늘 고수와 라운딩하는구나”하고 바짝 긴장하게 된다.
그런데 의외의 골프실력에 더욱 더 놀란다. 잘 쳐서가 아니라 못 쳐서다. 20년 경력에도 불구하고 그는 보기플레이어를 면치 못했다.
“연습장에서는 물론이고 필드에 나가서도 이겨야겠다는 마음보다는 어떻게 하면 우리 회사 제품에 기술을 접목시키나 하는 것만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훼밀리골프는 골프관련 토탈 솔루션 시스템을 갖춘 20년 전통의 스크린골프 명가다. 업계 최고의 정확도를 자랑하는 트윈센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트윈센서는 기존 센서가 측정할 수 없었던 벙크샷·로브샷·드로우·페이드 등 모든 샷을 95%이상 정확하게 계산하여 실감나는 라운딩을 펼칠 수 있다. 국내 특허는 물론 세계 125개국 PCT 국제출원등록 인증을 받았다. 놀라운 기술력의 비결은 항상 연구 노력하는 김대표의 생활자세에서 비롯됐다고 할 수 있겠다.
김대표의 고향은 경남 하동이다. “청학동이 바로 지근거리에 있는 지리산 자락에서 태어났죠. 7남매의 맏이로 어려서부터 아우들을 챙겨야 했습니다.” 장남 기질이 사업을 하면서 직원들을 철저히 챙기는 보스기질로 바뀐 것 같다며 활짝 웃는다.
삼성전자 오디오 사업부에서 근무하다 금형 플라스틱 제조를 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캐디머신 등 골프용품업계에 뛰어들었다. 잘나가던 사업은 IMF로 큰 위기를 맞게된다. 그때 그를 살린 이가 바로 박세리였다.
“박세리가 1998년 US오픈에서 맨발 투혼으로 우승을 일궈낸 후 한국엔 골프붐이 불었죠. 당시 45만원 가량하던 연습용 네트가 하루 40~50개씩 불티나게 팔렸죠. 만나면 엎어주고 싶을 정도로 박세리가 고마웠습니다.”
이때 기반을 탄탄하게 다진 김대표는 실내골프장 시공을 전문으로 하게 된다. 전국 실내연습장의 70%정도를 시공했다. 그러다 2003년 스크린골프에 눈을 돌리게 된다.
“연습장에서 어느 정도 실력을 다진 초보자들이 머리를 올리기 전 라운딩 전반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스크린골프만큼 훌륭한 스승도 없죠. 스크린골프가 설치되지 않은 연습장에서는 레슨프로들도 근무하기를 꺼린다고 합니다. 초보자 뿐만 아니라 싱글 수준의 골퍼들도 차분히 실력을 재점검 할 수 있기 때문에 스크린골프를 애용하죠.”
훼밀리 스크린골프는 안양 베네스트·테디밸리·가평 베네스트 CC 등 국내 유명 골프장 40개 코스 프로그램을 보유하고 있다. 항공 촬영사진을 통해 개발한 3D 그래픽으로 벙커·해저드·나무 한그루까지 정확하게 표현, 실제 필드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스트로크·스킨스·매치 등 6가지의 게임모드와 오토티업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플레이어의 스윙을 2대의 캠코더로 동시녹화하고 500여명의 국내외 프로골퍼 스윙과 레슨법을 제공하는 등 분석 프로그램도 뛰어나다.
“스크린골프의 전망은 아주 밝습니다. 초기엔 매니아들이 주로 이용했지만 현재는 퇴근 후 직장인들의 문화생활로 정착되는 등 대중화되는 추세죠. 거기다 중국 등 거대한 해외시장이 활짝 열려있습니다.”
김대표의 생활신조는 연구와 끈기다.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직원들에게도 꾸준히 한우물을 파라며 끝까지 같이 가자고 입버릇 처럼 말하죠.”
업계 최다인 100여명의 직원 고용에 동종업계에선 고개를 갸웃하지만 김대표는 뿌린만큼 거둔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다.
훼밀리골프는?
1988년 설립된 골프용품업체 퓨쳐월드가 2003년 주식회사 훼밀리골프로 상호를 바꿨다. 스크린골프와 실내골프연습장 설계 시공, 골프관련 용품 제조 판매를 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업계 최초로 신세계백화점과 스크린골프 독점납품 계약을 했고 국내 최대매장을 보유하고 있는 이마트와도 계약에 성공했다. 전국에 800여개의 실내외 골프연습장을 시공했고 900여개의 스크린골프 가맹점을 보유하고 있다. 또한 중국·일본·미국·영국·러시아 등 해외 15개국에 총판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다. 연매출은 150억원(2007년 기준)이다.
김형빈 기자 [rjaejr@joongang.co.kr] 사진=김진경 기자 [jin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