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의 새로운 진화인가. 버튼 없이 터치해서 사용하는 60만~70만원대의 프리미엄 터치폰이 조용히 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터치폰은 키패드를 누르는 대신 화면 속의 아이콘에 손가락을 갖다 대면 작동하는 휴대폰이다. 지난해 LG전자의 프라다폰과 애플의 아이폰 등이 터치스크린 방식으로 개발된 이후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닌텐도DS나 전자사전 터치 패널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판매량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12월 출시된 LG전자 ‘뷰티폰’은 현재 22만대 가량 팔렸고, 지난 3월에 선보인 삼성전자 ‘햅틱폰’도 23만대 이상 판매됐다.
물론 터치스크린 휴대폰은 PDA폰 등 이전부터 있었다. 하지만 두껍고 무거워 ‘탱크폰’, ‘냉장고폰’으로 불리며 냉대를 받았다.
최근 들어 용량이 작아지고 버튼이 없어져 둔탁한 기기를 벗어나 신세대의 오감을 자극하는 우수한 패션 아이템으로 각광받고 있다. 가령 햅틱폰은 손가락으로 볼륨 다이얼을 키울 때마다 ‘틱, 틱, 틱’ 하는 소리와 함께 진동이 느껴진다. 사진을 검색할 때도 화면과 소리를 넣어 실제 사진첩을 넘기는 듯한 느낌이 줘 촉각과 청각을 살렸다.
지난해 3월 명품 브랜드인 프라다와 손잡고 터치폰 ‘프라다폰’을 출시한 LG전자는 뷰티폰을 통해 스타일러스펜을 이용해 낙서를 다양하게 할 수 있다. 또 지난 3월 말 제품 이름에 본격적으로 터치를 넣은 터치웹폰을 내놨다. 터치웹폰은 LG텔레콤의 3세대(3G) 이동통신서비스 ‘오즈’ 전용폰으로 출시돼 20만대 이상이 팔렸다.
올해 휴대전화의 ‘터치’ 대공세는 더욱 불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시장조사기관(가드너)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1500만 대 수준이던 터치폰 시장이 올해는 두 배 이상인 3500만 대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아직 터치폰에 대한 거부감도 존재한다. 무엇보다 터치 방식이다 보니 살짝 스치기만 해도 오작동하는 사례가 빈번한 점이 불만 사항이다.
한편 삼성전자는 20일(현지시간) 스프린트와 손잡고 미국 전역에 터치폰 인스팅트를 출시한다. 1년 전 출시돼 전 세계적으로 400만대 이상 팔려 터치폰의 불을 붙인 아이폰이 7월 선보이는 3G폰 출시에 앞서 인스팅트로 터치폰 대결의 선수를 치고 나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