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강군! 한마음대축제 하이원 2008 군대스리가’ 1사단과 52사단의 육군 준결승에서는 ‘레드카드’가 두 번 나왔다. 군대스리가 77경기 중 퇴장이 나온 경기가 거의 없었던 것과 비교해 의외다. 이 경기에서 과감하게 퇴장을 선언한 주심은 정동식(28) 심판원이다.
정 심판은 군대스리가 개막전(6월 11일), 육군 4강전(7월 22일) 등 굵직한 경기에 주심을 맡은 데 이어 오는 9월 27일 ‘선진강군! 한마음대축제’ 메인 이벤트에서도 그라운드의 포청천으로 나설 예정이다.
정 심판은 대한축구협회 1급 엘리트 심판으로 이번 군대스리가를 맡기 전부터 군대축구와 깊은 인연을 맺었다. 2년 전 육군 중위로 육군참모총장배 축구대회에 참가했던 것이다. 2003년 학사장교로 임관하고 나서 2006년 73사단 206연대 수색중대장으로 있던 시절 선수로 뛰면서 군단대회 우승에 이어 3군사령부 대회 우승까지 차지했다. 그리고 육군참모총장배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국방부장관상 표창까지 수상했다.
그는 “결승전 때 발목 인대가 늘어났지만 진통제 두 대를 맞고서 악으로 뛰었던 생각이 난다”며 “당시에 지는 팀들이 심판 탓을 하곤 했었는데, 이제 심판으로 그라운드를 뛰다보니 감회가 새롭다”고 말한다. 군인들은 이겨야 된다는 의지가 강해 규칙도 잊고 항의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는 점에서 일반인 축구 대회와는 다를 수밖에 없단다.
하지만 군인 선수들은 일단 판정결과에 대해선 쉽게 수긍하고 인정하는 편이다. 그래도 육군 준결승 경기처럼 한 경기에 같은 팀에서 두 명의 퇴장선수를 결정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듯. 그는 당시 상황을 “경기 규칙대로 한 것일 뿐이었다”며 담담하게 밝혔다.
현재 서울 서초구 생활체육협의회에서 지도자로 근무 중인 정 심판은 “국제심판이 되어 월드컵 결승 경기에 서는 것이 꿈이다”고 한다. ‘독도는 우리땅’을 부른 가수 정광태씨의 조카이기도 한 그는 “작은 아버지가 ‘선수로서는 태극기를 못달았지만 나라를 대표하는 국제심판으로 빛날 수 있도록 하라’며 항상 격려를 해준다. 그 격려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