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삼성-히어로즈 트레이드 합의→15일 KBO 대책회의→17일 대책회의→19일 긴급 이사회 및 대책회의→20일 발표?
프로야구를 총괄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난 14일 삼성 - 히어로즈가 '장원삼 현금 30억원 트레이드'에 합의한 이후 보여온 행보다. 미덥지 못하고 답답하다. 과연 신상우 KBO 총재는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 것일까.
KBO는 14일 이후 사실상 비상시국에 들어갔다. 아시아시리즈 참관차 일본에 갔던 하일성 사무총장과 이상일 총괄본부장은 이날 급거 귀국, 대책회의를 열었다. 그러나 트레이드 승인여부는 총재의 직권사항이라 결론이 나올 수 없었다. 신상우 총재가 주재한 17일 KBO 부장단 회의는 장시간 지속됐지만 역시 결론없이 끝났다. 급기야 19일 긴급 이사회를 열어 각 구단 사장들의 의견을 듣고, 재차 내부회의를 했지만 결국 발표한 것은 '하루 연기, 20일 결정'이었다. 그동안 보여온 모습 그대로다. 무능력. 우유부단의 극치.
트레이드는 각 구단이 합의하면 KBO가 원칙대로 최종 승인만 내리면 된다. 이사회를 열 문제도 아니었다. 그러나 KBO가 히어로즈의 특수성을 알고 있으면서 무시한건지, 아니면 실수를 저지른건지 초반에 애매한 자세를 취하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다. KBO 관계자는 "솔로몬의 지혜는 없는지, 합의점이나 중간 방안은 없는지 청취하는 자리였다.
양쪽의 주장이 첨예하게 대립돼 결정내리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결정을 차일피일 미루면서 6:2의 갈등 구도는 깊어진 뒤였다. 이미 대립각을 풀어줄 명분이나 합의점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결국 8개 구단의 눈치보기에 급급한 것이다.
어떤 결론을 내리더라도 이후 파장은 불가피하다. 6개 구단은 트레이드를 승인하면 경기 보이콧 불사도 준비하고 있다. 거부되면 삼성과 히어로즈는 추후 대책을 논의하겠다는 태도다. 재정 상태가 빈약해 현금 트레이드를 선택한 히어로즈의 미래는 어떤 결론이 나도 이제 본격적인 문제로 접어들게 됐다. 지급된 트레이드 머니 30억원을 되돌려주고 팀을 바꿔 훈련 중인 선수들은 되돌아가는 해프닝은 곁가지다.
해법은 간단하다. 이번 트레이드가 규약(또는 약속)을 위배한 것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면 된다. 6개 구단이 주장하는 Ƌ년간 매각 금지, 현금 트레이드 금지(혹은 트레이드시 KBO 사전 승인)'를 준수했는지를 따지면 된다. 삼성과 히어로즈가 이를 따라서 트레이드를 했다면 승인하고 이 과정을 따르지 않았다면 거부하면 된다. 그 과정을 따져보는 것이 정답이다.
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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