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은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그다지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살을 에는 바람과 맞서 꽁꽁 얼어붙은 잔디와 씨름하는 것이 여간 어렵지 않은 탓이다. 그렇다고 클럽을 세워둔 채 세월을 보낼 수도 없는 일이다. 남국의 따사로움이 절실한 것이 인지상정이다.
특히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분위기라면 더 말할 나위 없다. 중국 남부지방이 겨울골프의 메카로 떠오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적당한 기온에 세계 유명 골프장과 견줘도 뒤지지 않을 최신식 시설과 레이아웃, 합리적인 가격이 매력적이다.
이중 중국 푸젠성 남동부에 자리한 샤먼을 추천한다. 여름에는 덥고 습하지만 겨울에는 따사로운 기운이 우리나라 가을 분위기를 연상시킨다.
동방CC 샤먼을 대표하는 골프장 가운데 하나로 세계 100대 명문 골프클럽에 선정됐을 만큼 빼어난 조경을 자랑한다. 최근 한국 골퍼들이 자주 찾으면서 익숙해진 코스이기도 하다. 18홀 규모의 7175야드로 평균보다 약간 긴 편에 속하는 골프장은 미국 화교 그룹인 펜 홀딩스가 투자하고 미국의 유명 골프 설계자인 로날드 프림이 레이아웃을 담당했다.
중국에서는 보기 드문 조경과 잘 관리된 페어웨이는 국내 골퍼들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하다. 1994년 4월 중국에서는 최초로 아시아 프로골프대회를 성공리에 개최한 곳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조명 시설이 갖춰져 야간 골프도 가능하다.
코스코CC 중국 최대의 원양 선박그룹인 코스코가 투자해 개발한 18홀 규모(7074야드)의 골프장이다.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관리되는 까닭에 조경은 물론 페어웨이와 그린의 잔디 상태도 최상급이다. 하지만 코스는 다소 난이도가 있는 편이다. 도전 정신을 불러 일으킬 수 있겠지만 초보자들에게는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도심에서 자동차로 약 1시간 30분 정도 가야 하는 불편이 있어 항공편으로 인천을 출발하는 당일이나 돌아오는 날 플레이가 어렵다는 것이 단점으로 꼽힌다.
카이커우CC 샤먼 공항에서 불과 15분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호주의 세계적 프로골퍼 그렉 노먼이 설계한 18홀 규모의 골프장으로 입구부터 시원한 느낌이 전해지는 것이 특징이다. 코스가 전체적으로 넓은데다 미국식으로 설계된 벙커, 잘 조성된 배수시설이 명문 골프장으로 손색없다는 평을 듣는다. 다만 어렵게 설계된 레이아웃과 생각보다 빠른 그린 스피드가 상급자들에게도 어려움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부담이다. 야간 조명 시설이 갖춰져 해가 진 후에도 라운딩이 가능하다.
‘중국 속 유럽’ 샤먼 타이완과 마주하고 있는 샤먼은 사계절 내내 꽃이 피는 따뜻한 지역으로 중국의 대표적인 휴양도시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1년 내내 덥다가 12월 중순에서 2월 초까지 쌀쌀하다 싶을 정도의 기온을 보인다. 겨울철 평균 기온은 최저 영상 10도, 최고 20도 사이를 오가는데, 바닷가인 탓에 바다에서 불어오는 바람 때문에 조금 춥게 느껴지기도 한다. 이 정도 날씨면 골프를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오랜 세월 항구 도시로 발전한 샤먼은 ‘나라를 지키는 문’이란 뜻을 지니고 있다. 명나라 때부터 대외 무역항으로 발전해왔는데, 당시 영국·네덜란드 선박이 드나들면서 불렸던 이름이 ‘아모이’로 지금도 유럽에서는 샤먼 대신 아모이라는 말도 통용되는 실정이다.
샤먼은 1840년 아편전쟁 이후 외세에 의해 강제로 개방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같은 이유에서 이 도시는 곳곳에 유럽의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해안도로를 따라 돌다 보면 조그만 섬이 눈에 띈다. 이곳이 중국 속 유럽이라 불리는 구랑위 섬이다. 배로 10분이면 도착하는 구랑위는 샤먼의 대표적 휴양지로 자동차 운행이 금지될 만큼 환경을 강조한다.
아편전쟁 후 서구 열강의 영사관이 대부분 이 섬에 둥지를 틀었고, 지금도 섬 곳곳에는 당시의 흔적이 남아 있다. 대표적 유럽풍 거리이면서 금융 중심지였던 상하이의 와이탄과는 또다른 분위기를 보여준다.
세계투어(구 호도투어·www.segyetort.com)는 중국 샤먼의 명문 골프장 가운데 동방CC·코스코CC·카이커우CC에서 매일 한 차례씩 라운딩을 즐기는 ‘샤먼 골프 54홀 4일’ 상품을 출시했다. 대한항공을 이용해 편안히 왕복할 수 있으며, 라운딩 후에는 따뜻한 온천욕으로 피로를 풀 수 있는 프로그램도 포함됐다. 골프 여행에 필요한 대부분은 상품 요금에 포함됐지만 캐디피, 카트 이용요금, 점심 등 일부는 제외된다. 94만 9000원부터. 02-6900-90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