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쿨 리그를 한때 최고 인기를 구가했던 고교 야구대회처럼 키우고 싶다.” 엘리트 학생복 스쿨리그를 후원하는 홍종순(55) 에리트베이직 대표에게 4년 전 만난 스타크래프트는 학창시절 열광하던 고교 야구대회를 떠올리게 했다.
뜨기(?) 전에 자사 홍보 모델로 낙점해 재미를 본 아이돌 그룹 HOT나 소녀시대도 마찬가지다. 교복 사업을 하는 그가 가장 알고 싶은 것은 언제나 학생들의 생각, 젊은이의 문화코드다.
- 엘리트 학생복 스쿨리그가 어느새 4회째다. 리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스타크래프트는 젊은이의 문화다. 처음 스쿨리그를 시작할 때 주위에서 ‘TV CF 하나 더 하는 게 낫다’고 말렸다. 그 사람들에게 ‘장학퀴즈를 봐라. SK 그룹 이미지를 높이지 않았나’ 하며 당장 매출보다는 회사 브랜드를 생각하자고 설득했다.”
-처음 개인전에서 학교대항전인 스쿨리그로 바꾼 이유는.
“1회는 프로게이머 초청 지역별 왕중왕전이었다. 그때 학창 시절 고교 야구가 엄청난 히트를 친 게 생각났다. 아, 학교 대항전을 치르면 붐이 일 거다 생각했다. 이제 결승전(올해는 3월) 때면 교장 선생님까지 응원전에 나선다. 꾸준히 하다 보면 왕년의 고교 야구 대항전이 될 것이다.”
-리그를 해서 엘리트 학생복에 대해 이미지가 많이 달라졌나
“지금 시장 1위인 엘리트를 모르는 학생이나 부모는 없다. 제품은 믿을 수 있느냐 하는 이미지가 중요하다. 장기적으로 좋은 인지도에 도움이 될 것이다.”
-HOT-젝스키스-비-소녀시대 등 모델을 선택하는 안목이 탁월하다.
“제일모직에 있을 때 HOT를 3개월 단발로 쓰니 위에서 무슨 물(H2O)이냐 코웃음치더라. 그래서 ‘그 아이들만 잡으면 수소폭탄’이라고 설득했다. 보관용 구입까지 겹쳐 전 사이즈 매진이었다. 이후 젝스키스와 비는 효과가 적었다. 젝스키스는 HOT 팬들한테 돌이 날아왔고, 무명이었던 비는 계약을 마치니 뜨더라. 다행히 소녀시대는 무명일 때부터 계약해 어떻게 보면 우리 덕택(?)에 컸다.”
-젊은이의 문화에 관심이 많다.
“TV 드라마나 쇼 프로, 신문 기사 등 젊은이 문화를 꼼꼼히 챙겨 읽는다. 이 친구라면 뜰 수 있겠구나 느낌이 들면 오랫동안 관찰한다. 젊은 직원들의 이야기도 귀담아 듣는다. 2007년 겨울옷 안감을 감색에서 백색에 파랑(남)과 빨강(여)로 바꾸었다. 광고도 옷을 뒤집어 했다. 옷이 없어서 못 팔았다. 역시 품질과 함께 문화와 감성을 팔아야 한다.”
-2월에 인사동에서 창사 40주년 기념회를 연다고 들었다.
“2월 4일부터 1주일이다. 재작년 신학기 이후 시장에서도 1위라 즐겁게 준비하고 있다. 까만색 교복에 호크, 흰 상의에 쑥색바지 등 누구에게나 추억의 책가방이 있다. 40년 동안 도와준 고객과 함께 교복의 변천사를 통해 추억을 나누고 싶다.”
-교복 중 어떤 부분이 가장 많이 달라졌나.
“이전에는 교복이 코트나 두루마기처럼 옷과 몸이 떨어졌다 요즘에는 세련된 디자인과 맵시로 몸에 딱 붙는다.”
에리트베이직은 종업원지주제 회사다. 60년 제일모직에서 출발해 96년 삼성에서 분리, 새한그룹이었다가 99년 새한이 워크아웃에 들어가 2002년 분사했다. 2002년 400억이 안되던 매출액이 현재 88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하며 학생복 1위 브랜드로 도약했다. 서울 가산동에 본사가 있으며 직원은 95명이다.
신학기면 등장하는 교복 가격 논쟁에 대해 “한국에는 울과 양모가 안 난다. 뉴질랜드·호주서 전량 수입한다. 최근 국제 원단 부자재가 30~40%나 올랐다. 국내경기도 안좋아 최소폭으로 올라갈 것 같다”며 “콩값 올리는데 두부값 못 올리는 심정이다”고 말했다.
- 스쿨리그는 전태양 등 프로게이머 젖줄
4회를 맞은 엘리트 스쿨리그는 프로게이머의 산실이다. 한국 최연소 스타크래프트 게이머인 전태양(위메이드)은 노영훈(르까프)과 함께 1회 출신이다. 각각 4강 진출과 우승을 차지했다. 2회 우승자 정명호는 현재 KTF팀이고, 3회로는 우승-준우승을 차지했던 안수형(eSTRO)과 박수범(MBC게임)과 함께 이경민(온게임넷)과 조재걸(온게임넷)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