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17일 올해 첫 국산마 경매가 제주경주마목장에서 열린 가운데 낙찰률이 최근 3년간 평균에 미치지 못하는 등 경제 위기가 마주들의 구매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마사회는 역대 가장 많은 203두가 상장 예정이었던 이번 경매가 활기를 띠어 경주마 생산농가에 힘을 불어넣어줄 것으로 기대했으나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
한국경주마생산자협회가 주관한 이번 경매에 실제로 상장된 두수는 모두 186두로 이전의 기록이었던 2008년의 170두를 넘어섰다. 이는 경마장의 입사 연령이 2세마로 제한되면서 우수한 마필을 조기에 찾으려는 분위기가 확산된 때문이다.
서울과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마주들이 상반기에 2세마 경매를 마무리 지으려고 했고 생산농가들도 이에 부응해 마필을 많이 내놓으면서 역대 최다의 상장마가 몰렸다.
이에 따라 예년에는 첫날 보행검사를 하고 이튿날 호가 경매에 들어가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올해는 첫날부터 80마리를 대상으로 호가경매에 들어갔다.
186마리 중 92마리가 최종 낙찰돼 평균 낙찰률은 49.5%, 평균 낙찰가는 3563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치러진 국산마 경매(2·3세마 기준)의 평균 낙찰률 51.4%에 조금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한 경마 전문가는 "국제 금융위기와 국내 실물경제 침체도 영향이 있겠지만 역대 최다두수가 몰리면서 구매력이 분산된 것에도 그 이유가 있다"고 분석했다.
올해 경매에서는 생산자가 내정한 경매 예상가에 미치지 못할 경우 경매가가 확정됐어도 유찰되는 제도가 처음으로 시행돼 일부 마주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매끄럽지 못한 진행도 목격됐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최고가 마필은 9000만원의 '와이티베이비'의 자마(부마는 '피어슬리')였다. 2007년 2월에 태어난 수말로 부산경남경마공원의 법인마주인 '태희종합건설'이 끝까지 관심을 보였다.
이번에 유찰된 94마리의 마필은 다음에 열리는 경매에서 재상장 되거나 마주와 개별접촉을 통해 거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