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상승세가 가파르다. 두산은 14일 대구에서 치러진 2009 프로야구 삼성전에서 중고신인 홍상삼의 호투(6이닝 1피안타 무실점)에 힘입어 5-1로 승리했다. 삼성과의 3연전을 모두 쓸어담으며 4연승 행진. 두산은 승률을 6할2푼1리로 끌어올리며 2위 SK(승률 0.581)와의 격차를 벌렸다. SK는 LG에 2경기 연속 패배하며 선두다툼에서 한발 밀렸다.
히어로즈는 부산 원정길에서 롯데에 맹폭을 가했다. 15-5 완승을 거두고 5위로 도약. 브룸바는 19호 아치를 그리며 부문 선두 질주를 이어갔다. 광주에서는 KIA가 한화에 5-2로 승리했다. 한기주는 4월 16일 부산 롯데전 이후 두달여만에 세이브를 기록했다.
KIA 5-2 한화 KIA로서는 전날 3-8 패배가 오히려 약이 됐다. 주력 불펜이 하루를 쉰 덕에 이날 승리를 단단하게 지켰다. KIA 선발 양현종에 이어 7회 1사에서 마운드에 오른 유동훈은 8회 이범호와 이도형에게 연속 안타를 맞고 무사 1·2루에 몰렸다.
위기에서 유동훈의 집중력이 빛났다. 왼손 대타 이영우를 상대로 바깥쪽 싱커로 삼진 처리한데 이어, 오른손 거포 최진행도 싱커를 앞세워 삼진을 뽑아냈다. 후속 연경흠을 사구로 내보냈지만 오선진을 다시 삼진으로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유동훈이 삼진 3개를 뽑는 동안 한화 타자들은 파울 1개도 쳐내지 못했다.
KIA는 2-2이던 5회 '최고령 테이블세터'의 활약으로 결승점을 뽑았다. 2사 후 이종범은 볼카운트 0-2에서 한화 선발 김혁민이 던진 몸쪽공을 요령있게 맞고 나갔고, 이어 김종국이 중견수를 넘는 2루타때 홈을 밟았다.
LG 5-3 SK
금·토요일 이틀 내내 예측불허 승부를 펼쳤던 두 팀. 이런 흐름에 몸 내맡기길 거부한 걸까. 김성근 SK 감독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승부수를 냈다. 3-3으로 맞선7회말 LG 공격, 김 감독은 세 번째 투수로 선발 요원 왼손 고효준을 마운드에 올렸다.
고효준과 교체된 SK 두 번째 투수 전병두도 잠실 3연전 전까지는 왼손 선발 요원이었다. 고효준은 첫 타자 권용관을 유격수 땅볼로 잡았지만 다음 타자 박용택에게 중전 안타를 내 줬다. 고효준이 이 이닝에 맞은 안타는 이 하나 뿐. 그러나 다음 이대형 타석 때 박용택을 견제 악송구로 3루까지 보냈고, 이어진 폭투로 홈까지 밟게 했다. 결승점이 나온 과정 역시 예측 불허였다. LG 페타지니는 8회 솔로포(시즌 17호)를 터뜨리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히어로즈 15-5 롯데
히어로즈 타선이 폭발했다. 3연전 동안 총 31점을 낼 정도로 화력도, 집중력도 강했다.
이날도 히어로즈 타선은 1회와 9회를 제외한 매회 점수를 냈다. 승부는 3회에 갈렸다. 2사 후 이택근의 2루타를 시작으로 5안타와 4사구 3개를 얻어내며 순식간에 5점을 뽑아냈다. 브룸바를 포함한 4명(송지만·이택근·강정호)이 홈런포를 쏘아올리며 분위기를 띄웠다. 3루타 하나면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하는 이택근은 8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안타를 친 뒤 3루까지 내달렸지만 아쉽게 아웃되고 말았다.
강정호 역시 사이클링 히트에 2루타 하나가 부족한 상황. 9회 가르시아 앞으로 가는 단타에 2루까지 뛰는 욕심을 부렸지만 아웃됐다. 강정호도 2루로 뛰며 웃었고, 히어로즈 더그아웃도 웃었다. 선발 장원삼은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3승째를 챙겼다.
두산 5-1 삼성
두산의 '홍상삼 등판=팀 승리' 공식이 계속됐다. 두산은 전날까지 홍상삼이 선발로 나선 8경기를 모두 이겼고 14일 9번째 선발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홍상삼은 1회 1사 후 박한이와 최형우를 연속 볼넷으로 내보냈다. 양준혁을 상대하기 전 윤석환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진정시켰고 효과가 있었다. 양준혁을 2루수-유격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이닝을 마쳤다. 2회 선두타자 강봉규를 유격수 송구 실책으로 출루시켰으나 채태인을 유격수 직선타로 잡을 때 1루 주자까지 더블 아웃되면서 한숨을 돌렸다. 이후 이렇다할 위기 없이 6이닝을 단 1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시즌 5승(무패).
지난해 입단하고 팔꿈치 수술로 1군에 한 경기도 나서지 못했지만 올해 5연승 중이다. 홍상삼은 "타자들이 매번 도와줘 큰 힘이 된다. 오늘은 퀄리티 피칭(6이닝 이상 3실점 이하)으로 승리를 따내 기분이 좋다. 지금 페이스를 이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 양준혁은 9회 솔로 홈런(8호)으로 통산 홈런을 347개로 늘렸다.
대구=한용섭 기자 o[range@joongang.co.kr] 부산=오명철 기자 [omc1020@joongang.co.kr] 광주=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잠실=최민규 기자 [didofid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