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포수 진갑용(35)이 지독한 무안타 늪에서 탈출했다. 그는 5월 23일 대구 롯데전에서 4타수 2안타를 기록한 이후 안타를 하나도 때려내지 못했다. 16일 경기 전까지 무안타 행진이 15경기 39타석 연속으로 늘어났다.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의 이승엽을 능가하는 기록이다. 이승엽은 이달 초 36타석 연속 무안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진갑용은 39타석 중 4사구 6개를 골라내 31타수 무안타. 희생타와 희생 플라이가 하나씩 있었다. 타율은 2할대 초반까지 뚝 떨어졌고 후배 포수 현재윤의 선발 출장 숫자가 늘어났다.
선동열 삼성 감독은 16일 대구 롯데전에 앞서 "그래도 진갑용이 롯데전에 강해 오늘 선발 라인업에 넣었다"고 허허 웃었다. 지난해 롯데 에이스 손민한을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던 진갑용은 올해 손민한이 시즌 초반 결장했지만 롯데전 5경기에서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로 좋은 기록을 보여줬다.
진갑용이 마지막으로 안타를 친 팀도 롯데, 장소도 대구구장이었다. 똑같은 팀을 같은 장소에서 만나 슬럼프 탈출에 딱 맞는 무대였다. 이날 경기 전 특타까지 한 진갑용은 2회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다.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볼넷으로 출루, 타자 일순 후에는 삼진을 당했다. 42타석 연속 무안타. 7회 바뀐 투수 강영식을 상대로 43번째 타석 만에 값진 우전 안타로 무안타 사슬을 끊었다. 역대 최다 무안타 기록은 유지훤(한화 코치)의 47연타석 무안타.
경기 후 진갑용은 "연속 무안타가 그렇게 길었나? 타수는 그렇게 많지 않은 걸로 알고 있었다"고 허허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