댄스그룹 2PM 속에서도 이국적인 외모로 눈에 띄는 멤버 닉쿤(21).
미국에서 태어나 태국, 뉴질랜드, 다시 미국을 거쳐 이젠 혈혈단신 한국에 건너온 열혈남아. 우유만 마실 것 같은 외모지만, 삼겹살은 물론 쌈장에 찍은 맵디매운 청양고추조차 잘 먹는단다. 식성이 말해주듯, ‘밀키보이(Milky boy)’ 속엔 다국적 경험으로 단련된 ‘다부진 남자’가 있었다.
-스테이크엔 그리운 가족이 있어요
추억의 음식이 스테이크? 똠얌꿍(태국 전통 수프)처럼 좀 더 이색적인 음식도 말할 만한데 스테이크라니. 다국적 유년시절을 보낸 사람치곤 살짝 평범하다.
“음...제가 옛날에 바비큐 파티 많이 했어요. 가족들이랑 스테이크 구워먹으면서. 그때가 생각나요. 이젠 같이 못 먹잖아요.”
닉쿤은 미국에서 태어나 2살부터 12살까진 태국, 12살부터 14살까진 뉴질랜드, 다시 14살부턴 미국에서 살다 18살이 된 2006년, 한국을 찾았다. 닉쿤의 아버지는 태국인, 어머니는 중국인이다. 사업을 하는 부모님은 아들이 국제적 경험을 하며 넓은 시각을 갖길 원하셨다. 덕분에 닉쿤은 태국과 미국의 양쪽 국적을 가졌고 외국어에도 능통하다.
그러기 위해선 12살, 태국을 떠나면서부턴 쭉 혼자 생활해와야 했다. 10년을 혼자 지내온 셈. 가족과 함께 했던 12살 때까지의 기억, 집 뒷마당에 바비큐그릴을 놓고 다 같이 스테이크 구워먹던 기억은 그래서 더 생생하다고 한다. 세계 각지로 뿔뿔이 흩어져있는 가족들 때문에 이제는 ‘그저 그리운 추억’일 뿐이다. 현재 닉쿤은 한국, 어머니와 두 여동생은 태국, 아버지와 형은 미국에 있다.
올해 초, 두 여동생과 닉쿤의 정다운 사진은 온라인상에서도 화제가 됐었다. 각각 19살과 13살인 두 여동생. 연예인을 꿈꾸는 첫째 여동생을, 오빠로서 적극 말리는 중이라고 한다. 바빠서 가족에겐 신경도 못 쓸 것 같은 아이돌 스타인데 의외의 모습이다.
“당연히 제가 보호해줘야죠. 가끔은 여동생한테 걸려온 남자애들 전화를 대신 받을 때도 있어서 간섭하지 말란 말도 들어요. 첫째 동생이 연예인 하고 싶어 하는데 연예인 힘들잖아요. 정 하고 싶으면 CF만 하라는 뜻에서 태국 광고 몇 개 출연하도록 도와줬어요. 껌 광고랑 자궁암예방주사 광고요." 두 여동생의 존재에 비해, 닉쿤에게 형이 있다는 사실은 덜 알려졌다. 두 살 차이인 형에 대해선 ‘서로 닮았지만 형이 더 남자답고 훨씬 멋있다’고 말한다.
닉쿤은 2006년 미국 LA에서 열린 한류축제를 구경하러갔다 JYP관계자의 눈에 띄어 즉석캐스팅을 당했다. 소속사 측의 적극적인 구애에 못 이겨, 캐스팅 당한 바로 다음날, 당시 살던 작은 마을 랜초 쿠카몽가(RANCHO CUCAMONGA, LA에서 1시간 30분 떨어진 곳)의 스타벅스 앞에서 오디션을 봤다. 행인들의 시선도 참고 열심히 불렀던 노래는 그룹 O-TOWN의 ‘ALL OR NOTHING’. 결과는 바로 합격.
지금껏 혼자 해왔던 외국 생활에선 외로움도 컸다고 한다. 특히 뉴질랜드의 스파르타식 학교(왕가누이 스쿨, Wanganui Collegiate School)에서 기숙사 생활을 할 때가 가장 외로웠단다. 매일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 달리기와 수영으로 시작됐던 하루하루, 그러나 그런 경험들은 닉쿤을 단단하게 만들어줬다. 지금의 한국생활은 외롭지 않은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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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저 남자잖아요. 뉴질랜드에 있었을 땐 어렸고 영어도 못했으니까 외로워서 울었지만 지금은 안 그래요. 요샌 일주일에 3,4번 가족들이랑 통화하는데 그때마다 걱정 말라고 저는 잘 있다고 해요.”
-대학교 들어가면 요리 배울래요
현재 21살이지만 고교졸업 후 아직 대학엔 가지 않았다. 일단 음악활동에 열정을 쏟고 연기에도 도전한 뒤 27살 쯤 입학하고 싶다고 한다. 다채로운 경험 속에서 자라나 이제는 한국에서 가수 활동까지 하는 닉쿤. 대학생이 된다면 어떤 전공을 택하고 싶을까? 다름 아닌 ‘요리’다. 특히 ‘빵 만들기’에 관심이 많다.
“페이스트리(밀가루에 물과 식물성기름을 섞어 바삭하게 구운 빵)셰프가 되는 것도 재밌을 거 같고요. 케이크 만들기도 배워보고 싶어요. 그래서 나중에 여자친구가 생기면 생일엔 직접 만든 케이크를 꼭 선물할 거예요.”
여성팬들을 의식한 발언이 아니냐고 물었다. 그러나 케이크를 만들어보고 싶은 진짜 이유가 있었다. “어렸을 때 엄마가 케이크를 자주 만들어주셨거든요. 밀가루에 버터랑 우유를 넣어주시면 제가 옆에 앉아서 막 장난치면서 반죽했어요. 그 때 참 재밌었는데.”
궁극적인 꿈은 ‘좋은 아빠’다. 21살의 닉쿤이 생각하는 좋은 아빠에 대해 들어봤다.
“음... 일단 요리를 많이 해주고 피아노랑 운동도 가르쳐주고 애들을 안 때리는 아빠요. 가끔씩만 혼내고 나쁜 것만 아니면 다 하게 해 줄 거예요.”
참고로 닉쿤은 만능스포츠맨에 수준급의 피아노 연주 실력을 가졌다. 특히, 어린 시절 몸이 허약해 아버지 권유로 시작한 배드민턴은 일취월장해 8살 때부터 5년간 학교 대표 배드민턴 선수로 활약 했을 정도다. 피아노 곡 중에선 이루마의 ‘Kiss The Rain’ 이 가장 자신있다. 좋은 아빠가 꿈이라는 말 다음, 조금 더 구체적인 한 마디를 덧붙인다.
“남매를 키우고 싶은데 특히 남자아기가 먼저 여자아기가 두 번째면 좋겠어요. 오빠면 여동생을 잘 보호해 줄 수 있잖아요.”
★닉쿤이 그녀에게 해 주고 싶은 요리
지금까지 여자친구를 두 번(첫 여자친구는 6살 연상, 두 번째는 1살 연하) 사귀어 봤다고 한다. 앞으로 ‘좋아하는 누군가’가 생긴다면 만들어 주고 싶은 요리는?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토마토소스 미트스파게티’다. 가장 좋아하는 만화 ‘레이디와 트램프(Lady and the Tramp)’ 때문.
“거기 여자 강아지랑 남자 강아지가 주인공이잖아요? 걔네 둘이 스파게티 한 가락을 가지고 양쪽 끝에서부터 먹으며 내려오다 가운데서 만나서 뽀뽀하거든요.”
자신은 남자 강아지 트램프, 여자친구는 여자 강아지 레이디가 되어 스파게티 한 가락을 같이 먹는 상상을 하곤 한다는 닉쿤. ‘미래의 레이디를 위한 스파게티 레시피’는 이미 마련해뒀다.
★닉쿤 추천 맛집
* 청담동 파타야 - 회사 근처의 타이레스토랑. 태국 주방장님이 똠얌꿍 등 태국 음식을 맛 있게 만들어주신다. 가깝고 맛있어서 연습하다 태국 음식이 생각날 때 가곤 한다. 02- 546- 9869
* 압구정 포베이 - 역시 회사 근처 베트남 쌀국수 전문점. 입맛에 맞고 맛있어서 좋아한다. 특히 안심 쌀국수를 즐겨 먹는다. 02-548 8882
* 신사동 하루 - 압구정에 있는 일본식 돈가스와 메밀 전문점. 다른 곳보다 돈가스가 훨씬 바삭바삭하고 메밀국수도 시원해 즐겨 찾는다. 02-514-5557
이상은 인턴기자 [coolj8@joongang.co.kr]
사진=이호형 기자 [leemari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