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륜 선수 중 최고령 선수였던 정행모(51·1기)와 김재인(50·2기) 선수가 나란히 은퇴를 결정해 팬들에게 아쉬움을 주고 있다.
두 선수는 경주사업본부에 지난달 말 자발적으로 선수등록 취소를 신청해 6월 28일자로 등록이 취소됐다. 이들은 앞으로 1년간 선두유도원으로 활약하게 돼 당장 피스타를 떠나는 것은 아니지만 실제 경주는 출전할 수 없게 돼 사실상 은퇴 수순을 밟는다.
정행모 선수는 1994년 경륜 1기로 입문한 원년 멤버. 태권도를 하다 경륜이 생긴다는 소식을 듣고 준비에 경륜을 시작하게 됐으며 90년대 후반 한때는 특선급에서 활약하기도 했다.
지난 해 부산경주에서 큰 부상을 당한 후 한동안 슬럼프에 빠졌다 요즘 컨디션이 살아나는 상황이었지만 득점 하위 5% 퇴출규정에 포함될 것이 유력해 은퇴를 결정했다. 정행모의 은퇴로 경륜 원년 멤버는 29명이 남게 됐다.
정행모 선수는 "열심히 하면 2~3년 더할 수도 있었겠지만 다른 걸 준비하기 위해 결정을 내렸다. 자전거를 무척 좋아했는데 아쉽다. 2003년 SBS배 대상경주에서 우승하고 6연속 입상으로 우수급으로 승급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또 "현재 한체대 1학년으로 스프린트와 경륜을 주종목으로 하는 아들(정해민)이 남은 한을 풀어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동안 성원해주신 팬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김재인 선수는 정행모 보다 한 살 아래로 역시 비선수 출신이다. 7기 정준기 선수가 사위로 장인-사위 선수로 팬들의 화젯거리가 되기도 했다.
김재인 선수는 1년 동안 선두유도원을 하면서 은퇴 후를 위해 준비해 온 괴목공예(나무뿌리를 이용한 목공예)에 매진할 계획이다. 김재인은 "사실 2~3년 더 탈 생각으로 계획을 세워놓았는데 어쩔 수 없이 은퇴를 빨리 결정하게 됐다"며 아쉬워했다.
올해 괴목공예를 위해 경기도 연천에 땅까지 매입했고 조금 더 배우면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김재인은 "경륜에 입문한 것을 한번도 후회한 적이 없다. 즐겁게, 그리고 누구보다 열심히 탔다고 자부한다"며 "사위가 좀 더 좋은 성적으로 나보다 더 오랜 시간 활약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