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홍성흔이 11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2009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화려한 춤실력을 선보였다. 홍성흔은 시상식 초기에 가수 비의 레이니즘에 맞춰 춤을 추는 특별공연을 펼쳤다. 야구 배트를 들고 나와 특유의 '갈매기 타법'을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동료 선수들을 비롯한 관중들의 폭소가 터져나왔다.
○…롯데 이대호가 "1000만 관객 동원 영화배우"임을 주장해 웃음을 끌어냈다. 이대호는 이날 1루수 골든글러브 부문 시상자로 함께 등장한 영화배우 윤혜경이 "영화배우같이 멋지게 하고 오셨다"고 말하자 "제가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배우임을 모르는가"라고 맞받아쳤다. 영화 해운대에서 카메오로 등장한 경험을 상기시킨 것.
○…골든글러브 3루수 부문을 수상한 KIA 김상현은 "어제(10일)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면서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군산상고 졸업 때까지 할머니와 함께 살아 정이 깊다. 97세에 돌아가셨지만 그래도 많이 아쉽다. 일구대상 최고타자상을 받은 것까지 보고 가셔서 그나마 다행"이라고 말했다.
○…'나비넥타이'라고 불리는 보타이가 대세였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참석한 선수들 중 상당수가 보타이를 매고 레드카펫을 밟았다. 그라운드의 패셔니스타로 명성이 자자한 LG 박용택을 비롯, 김상현(KIA) 류현진(한화) 강봉규(삼성) 이택근·강정호(이상 히어로즈) 등이 보타이로 맵시를 뽑냈다.
○…최근 4주간의 군사훈련을 마친 김현수(두산)·류현진(한화)은 "세상이 또 달라보인다"고 화려한 골든글러브 시상식 무대를 밟은 소감을 밝혔다. 김현수는 "논산훈련소에 익숙해졌나보다. 이 자리에 서는 것이 무척 어색하다"고 웃었다. 류현진도 "세상의 빛이 여기 다 모였나"라고 큰 눈으로 무대를 둘러봤다.
○…젊은 선수들에게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가는 기분좋은 자극제다. 고졸 신인 2루수 안치홍(KIA)은 "올해는 당연히 (정)근우형이 되지 않겠나. 하지만 이런 시상식에 참가할수록 '내년에는 주인공이 되어야겠다'는 의욕이 샘솟는다"고 밝혔다. 투수 부문 후보자격으로 등장한 두산 마무리 이용찬도 "무늬만 후보니까…. 이번에는 긴장감이 없다. 내년에는 떨리는 마음으로 오고 싶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이택근이 히어로즈 창단 첫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기록됐다. 이택근은 126표를 받아 김현수(두산)·박용택(LG)와 함께 외야수 부문 수상자로 선정됐다.
○…2009년 2루수 골든글러브 수상자 정근우(SK)는 10일 논산훈련소에 입소해 시상식에 나서지 못했다.
○…2009 골든글러브의 최대격전지는 유격수였다. 두산 손시헌은 159표를 받아 히어로즈 강정호(122표)를 37표 차로 제치고 황금장갑을 거머쥐었다. 손시헌은 "상을 받는다는 생각은 못했는데 당황스럽다"고 감격을 표했다. 반면 강정호는 "사실 기대를 조금 하고 잘 꾸며봤는데 아쉽다. 시헌이형은 가장 안정된 수비를 펼치는 유격수다. 자격이 충분하다"고 아쉬움 섞인 축하를 전했다.
○…KIA 외국인투수 로페즈가 한을 풀었다. 로페즈는 210표를 얻어 2위 롯데 조정훈(50표)을 제치고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도미니카공화국에 머물고 있는 로페즈를 대신해 수상한 황병일 KIA 수석코치는 "로페즈가 한국시리즈 MVP를 기대했는데 나지완이 상을 받아 아쉬웠던 모양이다. 이 상을 받고, 내년에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로페즈는 2010년에도 KIA에서 뛴다.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난 뒤 열린 만찬에서 김인식 한화 고문이 공로상을 수상했다. 김 고문은 "이 상은 선수·코치들과 말 없이 수고한 분들의 공이 크다. 한국야구가 많이 발전했다고 느꼈다. 내년에는 600만 관중을 돌파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만찬장에는 올해 590만 관중을 돌파한 기념으로 592cm짜리 떡이 등장했다. 최다득표자인 두산 김현수를 비롯해 각 구단 사장 및 야구 관계자 20여명이 나란히 선 채 떡을 커팅했다.
○…올 시즌 시행한 '왕뚜껑 사랑의 홈런존'을 통해 모인 기금 전달식도 있었다. 올해는 총 74개의 홈런이 이곳으로 넘어가 총 7400만원의 기금이 조성됐다.
○…낙후된 지방 경기장이 재보수되고, 구단이 경기장을 장기 임대하는 방안이 구체화됐다. 강승규 대한야구협회 회장은 만찬에 앞서 "앞으로는 더 쾌적한 야구장에서 경기를 하고, 즐길 수 있는 길이 마련됐다"고 밝혔다.
이날 열린 상임위원회서 '야구장 내에서 수익사업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그 기금으로 지방경기장을 재보수하는 것을 법적으로 지원하는 국민체육진흥법'과 '구단이 구장을 25년간 장기 임대할 수 있는 스포츠 산업 진흥법'이 통과됐다. 강 회장은 "이제 본회의만 통과하면 더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다"고 흐뭇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