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의 황제' 배삼룡의 영결식이 25일 오전 7시 40분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서 유족과 후배 300여 명이 지켜보는 가운데서 열렸다. 송해·엄용수·이용식·임하룡·배일집·한무·김학래·이경규 등 후배들은 눈물로 고인을 떠나보냈다. 이수근·장동혁·유세윤·노우진 등 현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개그맨 후배도 자신들의 우상이던 코미디 황제의 마지막 길을 지켜보았다.
이 날 영결식에는 배삼룡의 단짝 구봉서가 참석하지 못했다. 송해는 조사에서 "이 자리에 계셔야 할 구봉서 선배가 자리 못하셨습니다. 그 분(구봉서)의 건강이 좋지 않으십니다"면서 "(구봉서가) 선후배들이 다같이 부러워한 천륜의 상대를 먼저 보내는 마음이 무거워 못 나오셨습니다. 개인적으로 충분히 이해합니다"라고 설명했다.
'비실비실 국민 영웅' '천재적인 바보 연기자' '코미디의 황제' '개다리 춤의 일인자' 등으로 불리며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배삼룡은 2007년 6월 흡인성 폐렴으로 병원에 입원한 후 지난해 말부터 위독한 상태에 빠져 중환자실과 일반실을 오갔다. 타계 2개월 전부터는 완전히 의식 불명 상태에 접어들었고, 지난 23일 오전 숨을 거두었다. 송해는 "형님이라고 꼭 먼저 가고 동생이라고 꼭 뒤에 가야합니까. 왜 대답이 없으십니까. 너무 합니다"라면서 "하늘나라 넓은 무대에서 괄시 받지 말고, 아프시지 말고 천국을 웃겨주십시오"라고 울먹였다.
고인과 절친했던 후배 이용식은 추도사에서 "오전 2시부터 내린 한 방울의 비가 후배들의 눈물이라면 지금 내리는 비는 전국민의 눈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주일 선배·형곤이가 있는 천국에서 하고 싶은 코미디 마음껏 해주시길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엄용수와 손철은 각각 프로필을 읽고, 추모시를 낭송했다.
배삼룡의 체납된 병원비(1억 5000만원) 문제는 24일 오후 11시 유족과 병원 측의 합의로 해결점을 찾았다. 유족의 한 관계자는 "유족이 추후 지급하기로 했다. 소송 문제도 더 이상 없을 것"이라면서 "각계각층으로부터 병원 측이 선처해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