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허정무 감독의 눈가는 촉촉히 젖어있었다. 허 감독은 기자단 공식 인터뷰 직전에 방송과 한 약식 스탠딩 인터뷰에서 한 때 울컥하며 말을 잊지 못했다. 그는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하고 차분하게 기자들의 답변에 답했다.
-소감은. "결과는 졌다. 선수는 최선을 다했다. 고맙게 생각한다. 잠 안자고 응원해주신 국민과 팬들께 감사드린다. 양팀 다 좋은 경기를 했다. 우리가 찬스를 많이 잡았지만 우루과이 쉽게 골 넣었다. 우리는 그렇지 못한 게 패인이다. 하지만 최선을 다한 선수들은 칭찬하고 싶다."
-전반에 선제골 허용했다. 김재성 선수 좋아보이지 않았는데 후반 교체 멤버 전술 변화가 좀 늦은 것 아닌가. "때를 기다렸다. 김재성 선수 플레이가 나쁘지 않았다. 또 이동국 선수는 훈련 양을 볼 때 100% 이상 이라고 볼 수 없었다. 결국 우리가 경기를 주도했다는 게 중요하다. 찬스를 잡았지만 결정을 못지은 게 흠이다. 교체 멤버는 때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번 대회, 아쉬운 것"오늘 너무 아쉽다. 선수들 경기력이 점점 좋아지고 있는 그런 시점에서 패한 게 아쉽다. 우리가 부족한 것은 강호들과 경기할 때 골 찬스를 살리지 못하는 것이다. 볼처리를 할 때 이제는 좀 더 여유를 갖고 영리하게 할 때가 됐다. 우리도 충분히 국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 하지만 희망적인 것은 갈수록 좋아지고 발전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늘 한국의 끈기있는 플레이가 돋보였다. "우리 선수는 절대 포기를 안한다. 어떤 상황에서 도전하는 대한민국 특유의 정신은 아무리 칭찬해도 부족하다. 우리 팀의 큰 장점이다."
-허 감독은 대표팀 감독 취임사에서 월드컵에서 아쉬움 남기지 않고 싶다고 했다. 정말 아쉬움이 남지 않는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아쉬움은 또 남을 것 같다."
-이번 월드컵의 성과와 다음 대회를 위해 보완할 점은 무엇인가. "한국은 점점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보완점은 여전히 많다. 특히 해외 경험을 쌓는 게 가장 중요하다. 강한 팀과 경기 경험을 쌓는 것도 중요한 점이다. 또 어렸을 때부터 기술적인 면에서 더 좋아져야만, 세계적인 수준의 팀과 경기 때 더 나은 경기 할 수 있다. 그런 점을 앞으로 다음 대회를 위해서 보완해야 한다."
-향후 거취는. "오로지 월드컵에만 신경썼다. 다음 거취는 생각해본 적 없다. 어떤 형태로든지 우리 대한민국이 앞으로 월드컵에서 더 좋은 성적 내도록 기초를 다지고 기틀을 마련하는는 데 도움을 주고 싶다."
포트 엘리자베스=이해준 기자 [hjlee7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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