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한 도전을 끝낸 허정무 감독의 거취가 초미의 관심사다. 월드컵 이후 첫 연임 감독을 위한 명분은 충분하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 진출이란 목표를 달성해서다. 하지만 월드컵은 이제 4년 뒤의 일이다. 동기부여가 쉽지 않다.
허 감독은 일단 재충전이 필요하다. 그는 경기 후 "지금 솔직한 심정은 일단 쉬고 싶다. 축구협회와 이후의 일에 대해 이야기해본 적이 없다"며 원론적 입장을 보였다. 도전정신을 자극할 월드컵은 4년이나 남았다. 그 사이 16강 진출이란 업적이 빛을 잃을 위기가 적지 않다. 대표팀과의 재계약보다는 K-리그 복귀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이유다.
허 감독은 평소 수도권의 강팀에 대한 관심을 표시해왔다. FC 서울은 올해 빙가다 체제가 자리를 잡았다. 수원 삼성은 얼마 전 윤성효 감독이 부임했다. 당장은 여건이 좋지 않다. 하지만 최소 올해 말까지 거취를 고민할 여유를 확보한 허 감독 앞에 어떤 변수가 발생할지 모른다.
수석코치 대행 체제로 운영중인 포항 스틸러스도 고려 대상이다. 포항은 허 감독이 코치와 감독을 지낸 친정팀이다. 2번 연속 외국인 감독으로 인해 홍역을 겪은 포항에겐 명성과 실력을 입증받은 허 감독은 매력적인 카드다.
허 감독은 "어떤 형태로든 한국 축구가 월드컵에서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하는데 도움을 주고 싶다"며 여운을 남겼다. 그는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아직 한국에서는 수비수들이 천대받고 있다"며 월드컵에서 드러난 한국축구의 수비불안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아울러 "많이 성장했지만 기술적인 면에서 세계 톱레벨의 팀과 대결하기엔 부족하다. 어린 적부터 기술에 대한 교육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유소년 축구를 통해 후진양성에 힘쓰겠다는 뜻으로도 해석이 가능한 대목이다. 협회는 신중한 입장이다.
조중연 회장은 "우리나라도 지속적으로 대표팀을 이끄는 감독이 나와야 한다"고 밝혔다. 재계약을 추진하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 하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당초 계획대로 홍명보 체제로 가면 된다. 다만 2012 런던올림픽이 끝날 때까지 새 대표팀 감독이 필요하다. 협회의 고민 거리다.
포트엘리자베스=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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