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앳토스코노바는 오피서가 한국으로 팔린 직후인 지난 8월 미국 뉴욕주 사라토가 경마장에서 열린 2세마 GⅠ경주 '쓰리 침리 호프풀 스테이크스'에서 우승하며 이미 부마의 몸값을 크게 올려놨다.
오피서의 일회 교배료는 2007년 4만 달러를 최고점으로 하향세를 그려 올해 교배료는 1만 달러에 머물렀다. 하지만 자마인 보이스앳토스코노바의 활약이 계속될 경우 오피스의 내년 교배료는 대폭 상향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다. 만약 보이스앳토스코노바가 세계 최고의 경마대회로 여겨지는 브리더스컵 쥬베나일에서 우승할 경우 오피스의 교배료는 2007년 수준을 넘어서며 신고가를 기록할 가능성도 있다.
이 경우 한국은 세계 최고의 씨수말을 보유한 경마 강국으로 발돋움하게 되며 오피서의 몸값은 도입가(약 35억원)의 두배인 70억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보이스앳토스코노바의 활약은 상상 이상이다. 북미지역에서는 매년 3만5000여 마리의 2세마들이 태어나며 이중 GⅠ경주에서 우승을 경험하는 경주마는 0.2%에 불과하는 70마리 수준이다. 무려 500분의 1의 경쟁률을 뚫고 GⅠ경주 우승을 차지한 보이스앳토스코노바는 ‘엄친아 중의 엄친아’인 셈이다.
국내에도 오피서의 자마들이 활약하고 있다. 데뷔 후 5전 3승, 2위 1회의 성적을 거두고 있는 부산경남경마장의 명불허전(3세 수말) 등 포입마 4마리가 도입돼 있다. 모두 포입마인 이유는 오피서의 2세 자마가 미국에서 평균 6만5000달러에 팔릴 정도로 몸값이 비싸 외산마 도입 한도액이 2만 달러로 묶여있는 국내 여건상 직접 매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피서 매입을 추진했던 최인용 KRA한국마사회 마사진흥처장은 “보이스앳토스코노바 외 오피서의 다른 자마들도 미국에서 꾸준한 활약세를 보이고 있다. 보이스앳토스코노바가 브리더스컵 쥬베나일을 재패한 뒤 내년 미국 삼관대회에서 입상하는 등 큰 일(?)을 낸다면 오피서의 몸값은 그야말로 천정부지로 뛸 것이며 해외 유명 씨암말들의 교배요청도 줄을 이을 가능성이 있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 처장은 또 “한국 경마가 단순한 갬블이 아닌 종합 말산업의 근간이 되기위해서는 일본의 선데이사일런스처럼 우수한 씨수말을 확보해 경주마 육성에 힘써야 한다”며 “그런 차원에서 오피서의 국내 도입은 큰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오피서가 씨수말로 활동했던 켄터키주 테일러메이드 목장의 벤 테일러 부회장은 “한국이 훌륭한 말(great horse)를 훌룡한 가격(great price)에 잡았다”며 아쉬움을 표시했고 미국 네티즌도 ‘미국의 명마가 또 외국으로 팔려 나간다’며 미국 경마시장의 불황기를 틈타 자국의 우수한 씨수말이 해외로 팔려나가는 것을 안타까워했다.
한편 오피서는 인천공항에서 검역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달 말 제주도 육성목장으로 옮겨져 내년부터 국내 씨암말을 상대로 교배에 나설 예정이다.
류원근기자 [one777@joongang.co.kr]
오피서는 어떤 말=1999년생으로 올해 11세에 접어들었다. 현역 경주마 당시 9전6승·2위 1회·3위 1회의 성적을 거두며 80여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오피서는 조기완성형 혈통으로 2세였던 2001년 샴페인스테이크스(GⅠ)와 델마퓨추리티(GⅡ), 베스트팔스테이크스(GⅢ) 등의 경주에서 내리 우승했다. 그해 브리더스컵 2세마 경주에서도 최고의 인기를 모았지만 아쉽게 5위에 그쳐 '올해의 경주마' 2세마 부문을 놓쳤다. 2003년 은퇴 후 켄터키주 테일러메이드 목장에서 씨수말로 활동했는데 4마리의 그레이드 경주 우승마, 20여마리의 스테이크스 경주 우승마를 배출하며 '자식 농사'에서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부마는 버트란도, 모마는 세인트쉐도우다. 국내에는 아직 도입되지않은 혈통이어서 근친교배를 피할 수 있으며 모래주로에 높은 적응력을 보여 한국 경마에 유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