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은혜의 '의리녀' 면모에 연예계가 찬사를 보내고 있다. 지난 6월 생을 마감한 박용하가 남기고 떠난 드라마 '러브 송'을 끝까지 지키고 있기 때문이다.
'러브 송'은 지난 5월 박용하·윤은혜를 주인공으로 확정하고 촬영을 앞두고 있었지만, 박용하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제작 중단됐다. 당초 KBS로 정해졌던 편성도 취소돼 제작 자체가 표류 상태에 빠졌다. 출연 예정 연기자들도 하나 둘씩 빠져나갔다. 윤은혜 역시 출연 번복이 가능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러브 송'을 떠나지 않고 있다. 작년 8월 KBS 2TV '아가씨를 부탁해' 이후 1년 이상 연기 활동을 쉬고 있지만, '러브 송'과 의리를 굳게 지키고 있다.
제작사 베르디미디어의 윤영하 대표는 "다른 배우 같으면 진작에 출연을 번복했을텐데 윤은혜씨에게 너무 감사한다"며 "일부 배우들은 계약금을 받고도 제작이 부진하면 출연을 번복해 법적 분쟁에 휩싸이기도 하는데, 윤은혜씨는 계약금이나 출연료를 전혀 받지 않고도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베르디미디어는 윤은혜의 의리에 화답하기 위해 '러브 송' 제작 일정을 내년 봄으로 미뤘다. 윤은혜가 영화 '나의 블랙 미니드레스' 출연 제의를 받은 소식을 듣고, 기다려주기로 한 것이다. 윤은혜는 '나의 블랙 미니드레스' 출연 막바지 조율 중이다. 캐스팅이 확정되면 2006년 '카리스마 탈출기' 이후 5년 만의 영화 출연이다.
이동현 기자 [kulkuri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