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팀이 광저우 아시안게임 16강에 진출했다. 홍명보팀은 13일 중국 광저우 웨슈산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C조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3-0으로 승리하며 2승 1패로 조 2위를 기록했다. C조 1위는 3승을 거둔 북한이다. 북한은 이날 요르단을 3-0으로 꺾었다.
결과적으로 16강전을 위한 최적의 시나리오로 흘러갔다. 초반 일찌감치 점수차를 벌이면서 부담 없이 조직력을 다듬을 수 있는 기회였다. 팔레스타인전 선발 11명 중 5명이 이번 대회 처음으로 선발출전했다. 홍 감독은 "우리팀에는 베스트 11이 없다. 선발 11명만 있을 뿐"이라고 강조해왔다. 이날 경기는 결승전을 목표로 선수기용 폭을 넓힐 수 있는 발판이 됐다. 공격라인에는 박주영(모나코), 미드필드에 윤빛가람(경남), 그리고 수비진에 홍철(성남)과 김주영(경남)이 처음으로 선발경험을 했다. 골키퍼도 김승규(울산) 대신 이범영(부산)이 출전했다. 이로써 홍명보팀 엔트리 20명 모두가 조별리그에 출전해 실전경험을 쌓았다.
전반 10분 윤빛가람이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박주영이 중앙에서 왼쪽 측면으로 연결하자 홍철이 낮은 크로스를 올렸고 중앙에서 김민우(도스)가 공을 잡는 척하면서 뒤로 흘려주자 윤빛가람이 오른발 강슛으로 마무리했다. 2분 뒤에는 박주영의 결정력이 빛났다. 아크 후방에서 김보경(오이타)이 전방패스를 찔러주자 박주영이 골키퍼가 뛰어나오는 걸 보고 한 번 더 치고 들어간 뒤 비어 있는 골망에 볼을 차넣었다.
전반 중반부터 지속된 소강상태는 후반 초반 깨졌다. 박주영과 투톱을 이룬 박희성(고려대)이 이번 대회 첫 골을 넣었다. 후반 7분 이범영의 골킥을 아크 정면에서 박주영이 헤딩으로 연결하자 박희성이 수비수 한 명을 제친 뒤 오른발로 마무리지었다.
박주영은 점점 팀에 적응하는 모습이다. 박주영은 첫 골과 세번째 골에 기여했다. 동료들과 눈빛을 교환하며 위치를 스루패스를 주고 받는 움직임이 2차전 요르단전 때보다 한결 자연스러워졌다. 윤빛가람도 제몫을 다했다. 중원에서 공·수를 연결하는 역할에 충실했고 선제골까지 넣어 수월한 경기가 이어지도록 도왔다.
홍명보 감독은 적절한 선수교체를 통해 16강전에 대비했다. 후반 들어 3경기 전부 선발로 출전했던 조영철(니가타)과 김보경을 빼고 서정진(전북)과 김정우(상무)를 투입했다. 박주영도 후반 25분 지동원(전남)과 교체됐다.
16강전은 15일 오후 8시(한국시간) A조 중국-말레이시아전 승자와 톈허경기장에서 열린다.
광저우=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