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배드민턴 혼합복식 결승에서 장난-자오윤레이(중국)조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한 이효정(29·삼성전기)의 표정은 마냥 밝지만은 않았다. 사실 이번 대회 금메달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파트너 이용대가 팔꿈치 부상으로 일찌감치 혼합복식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이효정은 6월 싱가포르 오픈부터 새로운 파트너 신백철(21·한국체대)과 호흡을 맞췄다. 그러나 두 사람은 약 5개월간 호흡을 맞추고도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세 번째 도전만에 따낸 금메달. 경기가 끝난 뒤에는 기쁨을 숨기지 않았지만 공식회견장에서 이효정의 모습은 어딘가 아쉬움이 있었다. 이번 대회가 국가대표로서 마지막 경기였기 때문. 이효정은 "소속팀에서는 선수생활을 하겠지만 국가대표로서는 은퇴다. 하고 싶은 일들이 있다"고 밝혔다.
-금메달 소감은."용대가 팔꿈치가 안 좋아 혼합복식을 포기해 백철이와 호흡을 맞춘 시간이 길지 않은데 우승을 차지해 기분이 좋다. 2세트 초반부터 백철이가 잘 해줘서 경기를 쉽게 했다. 처음부터 고비가 많았다. 고비를 잘 넘기고 올라와서 좋은 경기를 해서 기쁘다. 이 금메달은 우리 두 사람에게 너무나 큰 의미가 있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는 나가는가."런던 올림픽까지 가는 것은 무리일 것 같다. 대학원(용인대)도 졸업하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다. 당장 결혼하겠다는 뜻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것들이 있어서 올림픽은 못 나갈 것 가다."
-은퇴는 선수 생활을 그만둔다는 뜻인지."소속팀에선 선수 생활을 하겠지만 대표팀은 그만둘 것이다. 김중수 감독님에게도 이미 말씀드렸다."
-경기 도중 신백철에게 조언을 하던데."많이들 궁금해 하시는데 사실 별 말은 하지 않았다. 백철이가 실수를 한 뒤 기가 죽어있어서 기운내라고 말했다. 긴장하지 말고 즐기면서 경기를 하자고 얘기했다."
광저우=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