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싸인' 박신양과 '흥행불패' 신화 예고SBS는 '싸인'(극본 김은희, 연출 장항준)으로 2010년 '드라마 풍년'의 상승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10%초반에서 시작해 38%를 넘긴 '자이언트'와 '대물' '시크릿 가든' 등 20%를 넘기며 선전했던 작품들의 흥행력을 이어받아 주간 드라마 시장 1위를 휩쓸겠다는 각오다.
'싸인'은 '대물'의 후속으로 1월 5일 첫방송되는 수목극. MBC '마이 프린세스'와 정면승부를 벌일 예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 내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다루는 미스테리극으로 한국판 'CSI'를 표방한다. '라이터를 켜라' '불어라 봄바람'의 영화감독 장항준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영화 '국가대표'의 촬영에 쓰였던 레드원 카메라를 사용해 영상미와 내용 양 면에서 완성도를 높이는 데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2년여만에 드라마에 복귀하는 박신양이다. 2008년 '바람의 화원' 이후 '고액 출연료 논란'에 휩싸여 드라마제작사협회로부터 출연정지 조치를 당하는 등 구설에 시달리다 어렵게 복귀하는 터다. '흥행 보증수표'로서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특히 '쩐의 전쟁' '파리의 연인' 등 SBS와 손잡았던 드라마로 대박흥행을 기록한 전적이 있어 이번에도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 기대된다. 전광렬·김아중·엄지원·정겨운 등 동반출연하는 배우들의 면모도 화려하다.
'싸인' 제작사 골든썸의 김용훈 대표는 "우리 드라마의 장점은 탄탄한 스토리와 이를 받쳐주는 영상미다. 퀄리티에 대한 믿음 때문에 실력파 배우들도 우리와 함께 하게 된 것"이라며 "배우들의 카리스마 넘치는 연기력과 몰입도 높은 스토리가 시청자들을 TV 앞에서 떠나지 못하게 만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KBS '드림하이' 아이돌 스타 대거동원 승부수 KBS는 올해 걸출한 히트 드라마를 내놨다. 평균 36.7%로 2010년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제빵왕 김탁구'를 비롯해 '추노' '수상한 삼형제' '다함께 차차차'도 30%를 넘어섰다. 하지만 하반기에는 SBS에게 수차례 1위 자리를 내주며 잠시 주춤했다. '도망자'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내고 '매리는 외박중'까지 저조해 하락세로 접어든 상태. 이에 KBS가 내놓은 역전 승부수는 아이돌이다.
신년 첫 드라마는 '매리는 외박중' 후속으로 1월 3일 첫방송되는 월화극 '드림하이'(극본 박혜련, 연출 이응복). 연예계 두 거물 배용준과 박진영이 공동출자방식으로 제작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스타사관학교'라 불리는 예술고등학교를 배경으로 10대 주인공들의 성장기를 그린다. 2PM의 옥택연·장우영, 티아라의 함은정, 미쓰에이의 배수지 등 아이돌 스타들이 학생으로 등장하고 이윤지·엄기준 등이 교사로 나선다. 배용준과 박진영·김현중도 특별출연해 눈길을 끈다. 국내외에서 인기를 누리는 스타들의 출연으로 해외수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진 상태다.
문제는 전작인 '매리는 외박중'의 저조한 성적. 한자릿수 시청률로 '실패'라고 낙인찍힌 상태라 후속으로 편성된 자체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경쟁작도 쟁쟁하다. 동시간대 SBS에서 '아테나'가 방송중이고 MBC에는 마니아가 형성된 '역전의 여왕'이 자리를 잡고 있다.
방송계 한 관계자는 "다행히 '드림하이'는 타겟층이 경쟁작들과 판이하게 다르다. 젊은층을 상대로 한 번 승부수를 띄워볼 만한 카드"라며 "하지만 청춘스타들이 많다고 해서 무조건 유리한 건 아니다. '장난스런 키스'의 실패사례 등도 있다. 겉모습보다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해야 한다"라고 전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