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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 출범, 지상파 방송 4개 더 생긴 효과... ‘미디어 빅뱅’ 예고
보도ㆍ드라마ㆍ예능ㆍ교양 프로그램을 골고루 편성하는 종편의 출범은 KBSㆍMBCㆍSBS 같은 지상파 방송이 4개 더 생긴 것과 같은 효과를 낳는다.
종편은 전파를 직접 송출하는 지상파와 달리 케이블로 화면을 전송한다. 하지만 대다수의 시청자가 지상파 안테나가 아닌 케이블을 통해 TV를 보고 있기 때문에 큰 차이는 없다. 종편의 탄생은 ‘미디어 빅뱅’을 예고한다. 신문과 지상파, 케이블 업계의 판도가 요동칠 전망이다. 종편을 중심으로 각종 콘텐트가 융합하면서 새 질서를 만들어낼 것이다.
시청자들은 새로운 형태의 프로그램을 즐길 수 있게 된다. 중앙일보가 주도하는 jTBC는 ‘3분 드라마’‘1분 개그’같이 짧으면서 감각적인 ‘한입 콘텐트’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동아일보가 만드는 채널A는 요리 콘텐트를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글로벌 진출의 문이 활짝 열린다. 세계 1위 미디어그룹인 타임워너는 jTBC에 주요 주주로 참여한다. 매경이 만드는 MBS에는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사그룹과 영국 피어슨 그룹이 주주로 참여한다. 조선일보의 CSTV는 엔터테인먼트 채널인 MTV, 일본 민방인 TBS와 제휴했다.
지상파 독과점 체제에서 창작물의 제값을 인정받지 못한다고 호소해온 외주제작사들은 호기를 맞았다. jTBC는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을 만든 초록뱀미디어, ‘태왕사신기’를 제작한 김종학프로덕션 등과 함께 ‘메가 제작사’를 세워 합리적인 제작 환경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채널A는 제작사 77곳과 장기적 협력을 맺었다. jTBC가 운영하는 600억원 규모의 콘텐트 펀드와 CSTV가 구성할 콘텐트 투자조합이 미디어 산업에 활력을 보탠다.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현대원 교수는 “독립제작사 여건이 개선되고 시청자의 채널 선택권이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기존 지상파 방송에 적지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상파 독과점이 깨지면서도 경쟁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다. 인천대 신방과 반현 교수는 “아직 종편이 출범하지 않았는데도 벌써 지상파 방송들이 변화를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종편의 등장은 30년 만에 신문·방송 겸영 시대가 열렸음을 의미한다. 1964년 개국한 국내 최초의 민영방송 TBC(동양방송)는 19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 조치로 문을 닫았다. 신군부는 신문과 방송을 함께 경영할 수 없도록 했다. 그 전까지 TBC는 방송의 대표 아이콘이었다. 봉두완 앵커의 ‘뉴스전망대’, 적도ㆍ북극을 넘나든 다큐멘터리, 시청률 70.3%를 기록한 드라마 ‘아씨’, 오락의 대명사 ‘쇼쇼쇼’, 외화 시리즈 ‘뿌리’ 같은 프로그램이 각 장르를 석권했다. 1970년 서울대 사회학과에서 조사한 TV 최고시청률 프로그램 상위 10개 중 7개가 TBC 제작물이었다.
강주안ㆍ이지은ㆍ이현택 기자 [joo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