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팀은 현재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이청용(23·볼턴)·김신욱(23·울산)·기성용(22·셀틱)·구자철(22·제주)·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지동원(20·전남)·손흥민(19·함부르크) 등 20대 초반, 10대 후반의 선수들이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다. 또 이들은 저마다 특징을 갖고 있다.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204경기를 뛴 차두리(30·셀틱)가 "한국의 어린 선수들이 국제무대에서 성공하려면 자신만의 색깔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일맥 상통한다. 조광래 팀 영건들의 특징을 세계적인 유명 선수와 비교해 봤다.
▶손흥민=차범근
손흥민은 기존의 한국 공격수들과 달리 저돌적인 1대1 돌파를 즐기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호나우두(26·레알 마드리드)처럼 화려한 발재간은 갖고 있지 않다. 강한 힘과 변화 무쌍한 스피드로 수비수를 굴복시켰던 '차붐' 차범근 전 수원 감독과 흡사하다.
▶기성용=제라드
기성용은 '기라드'라는 별명처럼 스티븐 제라드(31·리버풀)와 비슷한 플레이를 펼친다. 강력한 중거리 슈팅에 정확한 롱 패스가 둘의 공통점이다. 하지만 기성용은 아직 팀을 위기에서 구해내는 해결사 능력이 제라드에 비해 부족하다.
▶이청용=로베르 피레
이청용의 플레이는 2000년대 초반 아스널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로베르 피레(38·애스턴빌라)와 비슷한다. 측면 미드필더지만 스피드를 활용한 개인 돌파가 아닌 패싱 중심의 플레이를 즐기는 것이 이청용과 피레의 닮은 점이다.
▶김보경=다비드 실바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김보경은 다비드 실바(25·맨체스터 시티)와 비슷하다. 둘 모두 왼발을 잘 쓰고 중앙과 측면에서 활동할 수 있다. 무엇보다 축구 지능이 높다는 것이 두 선수의 공통점이다.
▶구자철=지네딘 지단
수비형 미드필더로 뛸 때는 몰랐다. 하지만 알 자지라전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선 구자철은 마치 프랑스의 전설 지네딘 지단(39·은퇴)을 연상시켰다. 어려운 동작에서 볼을 잡았음에도 부드럽게 제2 동작을 가져가는 모습이 지단과 비슷했다.
▶김신욱=크라우치
196cm의 김신욱은 201cm의 피터 크라우치(30·토트넘)를 연상시킨다. 두 선수 모두 장신임에도 발재간을 갖췄다. 빼빼마른 크라우치에 비해 신체 밸런스는 김신욱이 더 낫다.
▶지동원=베르캄프
지동원은 '광양의 베르바토프'라는 별명이 있다. 하지만 최근 플레이는 '섀도 스트라이커의 교과서' 데니스 베르캄프(42·은퇴)와 더 비슷해 보인다. 장신임에도 첫 터치가 부드럽고 공격과 도움 모두 능한 점이 베르캄프와 유사하다.
아부다비=김종력 기자 [raul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