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기를 최악의 결과로 마무리 한 삼성 라이온즈가 후반기 장정을 시작한다. 홈보다 원정 경기가 많은 후반기에 삼성이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삼성은 전반기를 4연패로 마쳤다. 마지막 12경기에서 4승 8패를 기록했다. 특히 10위 키움 히어로즈와 9위 두산 베어스, 당시 NC 다이노스 등 최하위 3팀과 치른 9경기에서 2승 7패를 거둔 것이 충격적이었다. 두산과의 3연전 위닝 시리즈(2승 1패)를 제외하고는 승이 없었고, 키움과 NC에 스윕패를 당했다.
공·수·주 엇박자가 심각했다. 6월 27일부터 삼성의 팀 평균자책점(ERA)은 5.17로 리그 최하위, 팀 타율은 0.256으로 8위에 머물렀다. 주루사도 9회로 심각했다. 역전패도 4회로, 이 기간 리그에서 두 번째로 가장 많은 역전패(1위 KIA 타이거즈 5패)를 당했다. 결국 삼성은 43승 44패 1무를 기록, 5할 승률이 깨진 채 전반기를 마무리했다. 순위도 8위까지 추락했다.
후반기를 앞둔 상황. 여전히 팀 상황은 좋지 않아 보인다. 전반기에 1점대 평균자책점(1.95, 32⅓이닝 7자책)으로 활약한 필승조 백정현의 부상(왼쪽 어깨) 복귀가 불투명하고, 핵심 리드오프 김지찬이 내전근 통증으로 역시 출전히 불투명하다. 베테랑 마무리 김재윤과 오승환, 임창민의 부활은 실전에 돌입해야 컨디션 점검이 가능하다. 여전히 변수가 많다.
삼성 제공
설상가상으로, 삼성은 후반기에 홈보다 많은 원정 일정이 잡혀있다. 홈 25경기, 원정 31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삼성은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올 시즌 원정 성적이 좋지 않다. 삼성은 전반기 홈에서 27승 19패 승률 0.587로 준수한 성적을 냈지만, 원정에선 16승 25패 1무 승률 0.390으로 심각했다. 원정 승률은 리그 최하위 키움(0.282) 다음으로 저조하다. '홈 버프'가 사라진 상황이다.
불행 중 다행인 건, 후반기 첫 7연전이 홈 경기라는 점이다. 삼성은 17일부터 20일까지 키움과 4연전을 치른 뒤, 22일부터 24일까지 홈에서 SSG 랜더스를 맞는다. 올 시즌 삼성은 키움을 상대로 5승 3패, SSG를 상대로 4승 4패 1무를 기록했다. 시즌 초반이지만, 대구에선 키움전 2전 전승, SSG전 2승 1패로 우위를 점한 바 있다. 당시의 좋은 기억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다행히 선발진은 완전체다. 17일 아리엘 후라도를 시작으로 원태인, 헤르손 가라비토, 최원태, 좌완 이승현이 차례로 출격할 예정이다. 원태인의 부상 회복(등)과 새 외국인 투수 가라비토의 부활이 관건이지만, 선발진이 정상적으로 가동이 된다면 불안 요소인 불펜진 운영에도 숨통이 트일 수 있다. 홈 팀 타율 1위(0.293) 홈런 1위(67개)의 타선이 함께 살아나 준다면, 연패 탈출과 함께 쾌조의 후반기 시작을 노려볼 수 있다.
삼성 선수단은 전반기를 마치고 미팅을 소집, 분위기를 환기시킨 바 있다. 류지혁은 "분위기가 너무 침체돼 있어 선수들을 모아서 얘기를 했다. '더 이상 처지지 말자'고, '이젠 올라가자'고 말했다"라고 전했다고 한다. 강민호 역시 "(안 좋은 성적에 대한 비판은) 고참들이 짊어질 테니, 젊은 선수들에겐 베이스 러닝 같은 기본적인 것부터 잘해보자고 얘기했다"라고 당부했다는 후문이다. 삼성이 기분 좋은 기억들이 있는 홈에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