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대한항공, NH농협에 완승…10승고지 선착
천안 유관순체육관(좌석수 5500석) 곳곳을 가득 채운 7232명의 관중. 그러나 올시즌 최다관중 앞에서 벌어진 1·2위 맞대결답지 않게 경기 내용은 일방적이었다.
대한항공이 9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0~2011 V리그 현대캐피탈전에서 세트스코어 3-0(25-16·25-21·25-19) 완승을 거뒀다. 대한항공은 가장 먼저 10승(1패) 고지에 올랐고 2위 현대캐피탈(8승4패)와 승차를 2.5경기까지 벌렸다.
현대캐피탈은 믿었던 공격의 핵 소토(1점)와 문성민(12점)이 전혀 제 몫을 하지 못했다. 시작부터 꼬였다. 1세트 초반 소토가 발목 통증으로 코트를 떠났다. 지난 6일 LIG손해보험전에서 발목을 접지른 소토는 전날 훈련도 소화하지 못할 만큼 발목 인대 상태가 좋지 않았다. 최근 이틀에 한 번씩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견디지 못한 것. 엑스레이 촬영 결과 특별한 이상은 없었지만 소토는 첫 공격 뒤 곧바로 김호철 감독에게 교체 사인을 냈다. 이후 소토는 쓸쓸히 코트 한 쪽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문성민도 최악의 경기력을 보였다. 문성민은 1세트 7번 공격을 시도해 2개만을 성공시켰다. 2세트에서는 13-13에서 2개 연속 서브득점을 올렸지만 연이어 범실 두개를 범하며 15-15 동점을 만들어줬다. 17-18에서 회심의 백어택이 가로막힌 뒤에는 경기가 안풀린다는 듯 기둥을 치기도 했다.
문성민의 공격은 번번이 대한항공 블로킹을 맞은 뒤 수비수들에 의해 걷어올려졌다. 올시즌 1경기 최소인 12득점에 공격성공률은 33.3%에 그쳤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수비, 공격, 서브와 리시브 모두 대한항공에 뒤졌다. 특히 서브리시브가 안되면서 공격이 한 쪽으로 몰렸다"고 패인을 짚었다.
대한항공은 모든 것이 완벽했다. 외국인 선수 에반은 서브 득점(5개)과 힘있는 스파이크로 양팀 최다인 24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김학민(12점)·신영수(4점)는 공격, 이성우·곽승석이 수비를 맡는 로테이션 시스템도 완벽하게 돌아갔다. 리베로 최부식의 정확한 리시브는 한선수에게 연결됐고, 한선수는 공을 사방으로 흩뿌리며 현대캐피탈 블로커진을 따돌렸다. 현대캐피탈의 자랑인 블로킹은 3개에 그쳤다. 비교적 약점으로 꼽힌 센터진도 진상헌·이영택이 17점을 합작하며 분전했다.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누구 한 명 수훈선수를 꼽기 어렵다. 모두 잘해줬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천안=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