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로를 대표하는 강우석 감독이 "심형래 감독의 열정이 함부로 평가되어서는 안된다"며 옹호하는 입장을 밝혔다.
강우석 감독은 19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심형래 감독의 '라스트 갓파더'를 개봉 이튿날 가서 봤다"며 "'라스트 갓파더'든 어떤 영화든 보고 나서 그 영화가 재미있거나 없다고 이야기할 수는 있겠지만 그 영화를 왜 만들었냐고 무턱대고 비난할 수는 없다. 그에게 있어 그 영화는 천만관객짜리 영화이고 베스트다"라고 말했다.
강 감독이 심형래 감독의 영화에 대해 개인적인 소신을 피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최근 심 감독의 영화를 둘러싸고 다시 일고 있는 논란을 염두에 둔 듯 일방적인 비판을 경계했다.
강 감독은 "그동안 많은 사람들이 심형래 감독의 영화에 대해 물어봤으나 말을 아껴왔다. 그러나 이제 이 말만큼은 할 수 있다"면서 "그의 영화 열정을 높이 사고, 그 누구도 그에게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심 감독이 코미디언으로서 최고의 자리에서 내려와 오로지 열정만으로 영화에 백의종군하는 것은 분명 박수받아야 할 일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가며 영화를 만든 그의 뚝심에 반했다"고 덧붙였다.
강 감독은 내친 김에 역시 영화에 도전한 코미디언 이경규에 대해서도 인연을 소개했다. 그는 "1992년 내가 '미스터 맘마'를 개봉할 때 이경규 감독의 '복수혈전'과 맞부딪친 적이 있다"며 "그 당시 열의에 차 있던 이 감독의 모습을 잊을 수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모임은 20일 개봉한 강우석 감독의 새 영화 '글러브'를 소개하는 자리였다. 강 감독은 지난해 '이끼'로 흥행감독으로서의 명성을 입증한데 이어 곧바로 '글러브' 제작에 착수, 이번에 또 관객과 만나게 됐다.
'글러브'는 충주 성심학교 청각장애 야구부의 야구대회 도전기를 감동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이끼'에 이어 정재영·유선 등이 다시 한번 강우석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김인구 기자 [clar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