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가든' 김주원 역에 내정됐다가 출연이 불발됐던 장혁(35)이 SBS 새 월화극 '마이더스'에서 매력남 역을 맡아 한풀이에 나섰다.
'마이더스'는 기업간 인수합병 등을 소재로 돈과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드라마. 장혁은 천재 변호사 김도현 역을 맡았다. 지난 22일 첫방송에서는 사법연수과정을 끝낸 장혁이 한 로펌으로부터 재벌집안의 뒷일을 봐주는 조건으로 백지수표와 파트너십 체결이라는 파격제안을 받고 돈과 권력의 유혹에 빠져드는 과정이 묘사됐다.
재미있는 점은 장혁의 캐릭터가 '시크릿가든' 김주원 못지 않게 멋진 인물로 묘사되고 있다는 것. 첫방송 이후 시청자 게시판과 각 포털 사이트의 '마이더스' 관련 게시판에도 '장혁이 김주원을 놓쳐버린 아쉬움을 충분히 털어버릴 수 있을 것 같다'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왔다.
실제로 극중 장혁이 연기하고 있는 김도현은 김주원에 밀리지 않을 만큼 매력적으로 그려진다. 금융시장을 꿰뚫어보는 능력을 가졌으며 사법고시도 한 번만에 패스한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 운동신경까지 뛰어나다. 백화점 사장으로 경영에 탁월한 감각을 자랑했던 김주원과 비교해도 능력면에서는 떨어지지 않는다. 잘 생긴 외모를 가졌다는 점도 같다. 자신감 넘치는 말투와 당당한 눈빛 역시 마찬가지.
단, 재벌가에서 태어난 김주원과 달리 김도현은 어려운 가정환경에서 자랐다는 게 다른 점이다. 첫회에서 묘사된 것처럼 어머니가 물려준 500만원을 밑천으로 자수성가한 인물이다. 하지만 자신의 힘으로 승승장구하며 향후 김주원처럼 '사회지도층'의 위치까지 상승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된다. 도도하고 까칠했던 김주원과 달리 자상한 성격으로 등장해 '김주원보다 낫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마이더스'에서 장혁의 주변을 맴도는 조연 캐릭터들이 '시크릿가든' 김주원 옆에 있었던 인물들이란 사실도 흥미를 자극한다. 베테랑 중견배우 김성겸은 '시크릿가든'에서 김주원의 할아버지인 재벌그룹 문회장을 연기한 데 이어 '마이더스'에서도 장혁을 거둬들이는 거부 유필상 역을 맡아 눈길을 끌었다. '시크릿가든'에서 김비서 역으로 김주원을 보필하던 김성오는 '마이더스'에서 장혁의 배 다른 동생으로 등장한다.
'마이더스'의 한 관계자는 "제작진 입장에서도 '시크릿가든'과의 비교가 기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확연히 다른 작품인만큼 우리 드라마의 매력이 좀 더 부각됐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장혁의 캐릭터가 향후 김주원을 넘어설 정도의 매력을 발산할 것"이라고 전했다.
정지원 기자 [cinezz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