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KT가 창원 LG를 물리치고 창단 후 첫 정규리그 우승에 한 발 더 다가섰다. KT는 3일 부산사직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프로농구 LG와 경기에서 86-82로 이겼다. 36승12패가 된 KT는 2위 인천 전자랜드(33승14패)와 격차를 2.5 경기로 벌렸다. KT가 남은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면 전자랜드가 남은 7경기에서 다 이긴다 해도 정규리그 우승은 KT가 차지한다.
KT의 승리를 이끈 것은 올 시즌 MVP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박상오(30·1m96cm)였다. 박상오(17점·5리바운드)는 이날 고비 때마다 알토란 같은 득점포를 가동하며 LG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LG는 박상오를 막기 위해 기승호·김용우·문태영 등 포워드진을 총 동원했지만 모두 허사였다. 최근 맹활약하고 있는 외국인 선수 찰스 로드는 이날도 30점·10리바운드로 골밑을 든든히 지켰다.
박상오는 프로농구 유일의 현역병 출신이다. 중앙대 2학년을 마친 뒤 군에 자원 입대, 25개월간 인천 3군수사령부에서 복무했다. 하지만 농구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해 전역 후 다시 중앙대 농구부에 복귀했다. 박상오는 2007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부산 KT의 전신인 부산 KTF 유니폼을 입고 KBL에 입성했다. 하지만 프로의 벽은 생각보다 높았다. 군 복무 시절 12kg의 전투 식량을 나르며 키운 힘은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었지만 농구에 대한 이해가 부족했다. 그가 지난해 전창진 감독을 만난 것은 행운이었다. 그는 전 감독의 혹독한 조련을 거쳐 힘과 높이를 겸비한 토종 최고의 포워드로 탈바꿈했다.
박상오는 올 시즌 평균 15.4점에 5.1 리바운드를 잡고 있다. KT 국내 선수들 중 가장 좋은 기록이다. KT의 정규리그 우승이 가시화되면서 자연스럽게 박상오는 MVP 후보로 떠올랐다.박상오는 MVP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서장훈·김주성 같은 KBL을 대표하는 선수들과 비교를 받는 것만으로도 큰 영광이다. 올 시즌 개막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일"이라고 말했다. 잠실에서는 원정팀 모비스가 홈팀 삼성을 77-63으로 물리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