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올림픽팀, 오늘은 고려대 선수였다. 하루 만에 유니폼을 갈아입은 김경중이 고려대를 춘계대학축구연맹전 결승으로 이끌었다. 김경중은 28일 남해스포츠파크 주경기장에서 열린 한양대와 준결승에서 두 골을 몰아넣으며 팀의 3-1 승리에 앞장섰다.
쉽지 않은 1박 2일이었다. 김경중은 27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중국올림픽팀과 평가전에 출전했다. 후반 34분 이승렬과 교체돼 10분 정도 그라운드를 누볐다. "경기에 녹아들어라. 자신있게 뛰라"는 홍명보 올림픽팀 감독의 주문대로 마음껏 그라운드를 누볐다. 그토록 기다렸던 올림픽팀 데뷔전이었다. 1-0 승리를 확정지은 뒤 6일간 호흡을 맞춘 동료들과 작별인사를 했다. 하지만 김경중은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차로 3시간을 달려 남해로 이동했다.
저녁 11시께 박희성과 함께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을 치르고 있는 고려대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피곤했지만 각오를 새롭게 다졌다. 쓰러져 자고 있는 선후배들을 보니 고마움과 미안함이 몰려왔다. 고려대는 공격의 핵인 김경중과 박희성 없이 토너먼트에서 연승을 달렸다. 나머지 선수들이 한 발 더 뛴 결과였다.
28일 오후 1시에 열린 고려대-한양대전. 김경중은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고려대의 출발은 불안했다. 발이 무거웠다. 전반 9분 만에 주성환에게 선제골을 허용했다. 3분 뒤 고려대 견희재가 동점골을 넣어 균형을 맞췄지만 한양대의 선 굵은 축구에 고전했다. 김경중은 이와 같은 분위기를 바꿔 놓았다. 전반 종료 직전 투입돼 혼신의 힘을 다해 뛰었다. 후반 26분 박형진의 프리킥을 머리로 받아 역전골을 뽑았다. 추가시간에는 왼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터뜨렸다.
김경중은 "올림픽팀에 다녀 온 뒤 자신감이 붙었다. 6일간 훈련 받고 온 나보다 14일간 7경기를 치른 동료들이 더 힘들 것이다. 이제 한 경기 남았다"며 웃었다.
고려대는 동아대를 연장접전 끝에 1-0으로 누른 경희대와 30일 같은 장소에서 우승컵을 놓고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