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홍과 박세리 최근 박수홍 씨와 박세리 감독이 가족과의 금전 문제로 흘린 눈물은 대중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수많은 스타들의 가족 분쟁을 단순한 개인의 비극으로 치부하기엔 그 이면이 복잡하다. 이는 ‘준비되지 않은 거대한 부’가 전근대적인 혈연 중심주의와 충돌하며 빚어낸 구조적 재난에 가깝다.
비극의 씨앗은 역설적이게도 ‘믿음’에서 싹튼다. 신인 시절, 연예인은 기획사의 횡포나 사기를 피하기 위해 가장 믿을 수 있는 가족에게 매니지먼트를 맡긴다. 박수홍 씨나 박세리 감독 역시 그 시작은 ‘신뢰’였다. 하지만 연예인이 톱스타가 되어 기업 규모의 매출을 올리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일반 기업이라면 필수적인 감사나 견제 시스템이 연예인 가족들에게선 제대로 작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박세리 감독이 “하나를 갚으면 또 다른 빚이 생겼다”고 토로한 것은 감시받지 않는 권력이 얼마나 쉽게 부패하는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분쟁이 터지면 가족들은 으레 이렇게 항변한다. “내 청춘 바쳐 뒷바라지했더니, 이제 와서 돈 좀 썼다고 고소하냐?” 가족들은 스타를 독립된 인격체가 아닌, 온 집안이 투자해 만든 가문의 자산으로 인식한다. 그러다 보니 수익을 가져가는 데 죄책감이 없고, 스타를 되려 “배은망덕하다”며 몰아세운다.
대중은 “수십억이 사라질 때까지 어떻게 모를 수 있나”며 의아해하지만, 이는 연예인의 고립된 성장 환경 탓이 크다. 어린 시절부터 연습실과 현장만 오가는 그들은 사회 경험과 경제 관념을 익힐 기회가 차단된다. 가족들은 통장과 공인인증서를 직접 관리하며 정보를 통제하고, 스타를 경제적으로 의존적인 존재로 만든다. 뒤늦게 문제를 자각했을 때는 이미 재산이 탕진된 후인 경우가 허다하다.
무엇보다 스타를 괴롭히는 건 “돈 때문에 부모·형제를 버린 패륜아”라는 사회적 낙인이다. 가해 가족들은 이 약점을 너무나 잘 알기에 분쟁 발생 시 언론 플레이로 진흙탕 싸움을 유도한다. 이미지 타격을 우려한 스타가 뻔히 알면서도 소송을 망설이는 본질적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는 무조건적인 가족애가 때로는 독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 같은 비극을 막기 위해서는, 가족이라도 계약서는 반드시 써야 한다. 사랑과 믿음은 마음에 담고, 돈과 권리는 문서에 명확히 담아야 관계도, 재산도 지킬 수 있다.
노종언 변호사 (법무법인 존재) 노종언 변호사 ▶저자 소개=노종언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현재 법무법인 존재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구하라,박수홍, 오메가엑스, 선우은숙 사건 등 굵직한 연예계 분쟁을 수행한 엔터테인먼트 분쟁 전문가입니다. 다수의 사건을 수행하며 얻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법률 이슈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