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뒤 은퇴를 선언한 함지훈(42·울산 현대모비스)은 여전히 코트 위에서 몸을 던진다. 팬들에게 승리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도 한결같다.
현대모비스는 9일 기준 2025~26 프로농구 정규리그 8위(16승28패)에 머문 상태다. 10경기를 남겨두고 플레이오프(PO) 진출권인 공동 6위(22승23패)와 격차는 5.5경기다. 6강 PO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바라보고 있다.
후반기 현대모비스는 하락세였다. A매치 휴식기를 앞두고 2경기를 내리 졌고, 재개 후 첫 경기에서도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지 못해 3연패에 빠졌다.
이때 베테랑 함지훈이 힘을 냈다. 그는 지난 8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수원 KT와의 홈경기서 22분13초 동안 13점 7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보태 95-83 승리에 기여했다. 승부처인 4쿼터에도 9분을 뛰면서 7점을 몰아쳤다. 해당 쿼터 양 팀 국내 선수 통틀어 최다 득점이었다. 경기 중엔 루즈볼을 잡기 위해 온몸을 내던지는 등 존재감을 뽐냈다.
함지훈은 올 시즌 뒤 공식적으로 은퇴를 선언한 바 있다. 지난 2월 6일부터는 프로농구(KBL) 역사상 두 번째로 전 구단이 참가하는 은퇴 투어를 진행 중이다. 공교롭게도 팀은 그의 은퇴 투어 시작 뒤 1승 5패로 부진했으나, KT전에서 개인 시즌 최다 득점을 올려 위기의 팀을 구했다. 이날 KBL 역대 6호 4000리바운드 고지(현재 4004개)도 밟았다.
함지훈은 KT전을 마치고 “(은퇴를 선언한 뒤) 솔직히 편하다. 그러면 안 되지만 말이다”라고 반성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코트 위에서 몸을 내던진다.
2007년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10순위로 현대모비스에 입단한 함지훈은 18시즌 동안 한 팀에서만 활약한 ‘원클럽맨’이다. 그는 이 기간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 5회에 기여했고,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PO) 최우수선수(MVP)를 한 차례씩 수상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구단 역대 최다 득점 기록(8373점)도 그의 몫이다.
화려한 커리어를 뒤로한 채 젊은 선수단을 지탱하고 있는 함지훈은 “팬들에게 너무 지는 모습만 보여줬다”고 곱씹으면서도 “이제는 마지막까지 이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우중 기자 ujkim50@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