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추소영(30)이 예능인 꼬리표 떼기에 나섰다. 1999년 MBC 드라마 '장미와 콩나물'로 데뷔해 연기 경력 10년째지만 대중은 MBC 예능 '천생연분'에 출연한 '예능퀸' 추소영을 기억한다.
배우 복귀에 나선 2011년도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야심차게 준비한 드라마 '버디버디'와 '더 뮤지컬'의 막바지 촬영 중 '편성 불발'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 그 사이 하지원·이요원 등 1999년 방영된 KBS 드라마 '학교2' 출신 배우들의 인기 행진을 바라보는 것도 편치 않았다. 추소영은 "(그들이) 부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기회가 찾아오는 시간이 다를 뿐, 내 몫이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당분간 예능 출연 없이 연기에 매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추소영은 최근 KBS 2TV '강력반'에 출연해 이중인격 발레리나 역을 소화하며 호평받았다.
-KBS 2TV '강력반'에서 연기가 좋았다는 평가다."이중인격을 지닌 발레리나 윤성희를 연기했다. 방영이 되고 '블랙스완' 나탈리 포트만과 비교될 정도였다. 나도 '블랙스완'을 봤는데 아직은 한참 멀었다. 포트만의 몰입 연기는 압도적이더라. 내 친구는 기가 죽어 '연기를 때려쳐야겠다'는 말까지 했다."
-'실제 성격이 아닐까'라는 의구심까지 들었다."난 활발하고 긍정적인데다 낙천적인 면도 있다. '블랙스완'이나 '강력반'의 발레리나처럼 억눌려 있는 성격과는 많이 다르다. 얼마 전에는 탭댄스를 시작했다. 다리가 굵어진다는 편견 때문에 기피하지만 자세만 올바르면 문제 없다. 시집간 친구들의 애들과 노는 재미도 쏠쏠하다."
-'예능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는데."1년에 한 작품 이상을 했지만 나를 연기자로 생각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MBC '천생연분'에 오래 출연해 그렇다. 여성 삼인조 그룹 더 빨강에서 노래한 것도 한 몫했다. 그래서 연기자로 입지를 다질 때까지 예능인이나 가수의 모습은 보여드리지 않으려고 한다."
-최근 출연했던 드라마가 줄줄이 편성 불발됐다."'버디버디'와 '더 뮤지컬' 모두 지난해 제작 발표 당시에는 주목 받았던 작품이라 더 아쉽다. 올 초 방영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편성이 되지 않았다. 그 때문에 2년째 공백기라는 오해도 받고 있다. 편성과 관련해서는 배우가 어찌 할 도리가 없어 속상하다. 빨리 잘 마무리돼 브라운관에서 시청자를 만나고 싶다."
-1999년 KBS 2TV '학교 2'에 출연했던 배우들은 다 스타가 됐다. "그러고 보니 김래원·이요원·하지원·김민희까지 다 잘 풀렸다. 부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사람이 다 다르듯 기회가 찾아오는 시간도 다르다고 생각한다. 나만의 몫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다."
-최근에 전문직 여성 연기를 많이 했다."'버디버디'에서는 골프 에이전트, '강력반'에서는 발레리나, '더 뮤지컬'에서는 음반 프로듀서를 했다. 열에 아홉은 유학파 커리어우먼이었다. 아마 나이가 들어서일꺼다. 하하하. 그래도 많이 노력 한다. 일본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아서 일어 공부를 하고 있다. 이제는 일본인을 만나도 대화하는데 큰 지장이 없을 정도다."
-상대역으로 가장 끌리는 배우는 누구인가."정우성 선배 팬이었다. SBS '아테나'도 재미있게 봤는데 드라마가 끝나니 이지아씨와 열애설이 나더라. 당당하게 인정하는 모습도 꽤 멋있었다. 최근에는 지성씨도 멋있고 송새벽씨도 같이 연기하면 재미있을 것 같다."
-'천생연분'에서 커플로 출연한 UN 최정원과는 연락하나."그 친구 요즘 뭐하고 사는지 모르겠다. 연락을 한지 꽤 오래됐다. (스마트 폰으로 검색 한 후) 지금 군 복무 중이란다. 하하하.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하다."
-한 예능에서 6세 연하 아이돌과 사귀었다고 고백 했다."예능을 하게 되면 한 컷이라도 더 나오고 싶고 이슈를 만들고 싶었다. 사실 거짓말은 아니었는데 욕 많이 먹었다. 모 아이돌 그룹의 팬들은 '거짓말 하지 말라. 네가 우리 오빠랑 사귀었을 리가 없다'며 욕했다. 이 이후로도 가끔씩 연애는 했다. 이제는 고백 할 생각은 없지만… 하하하."
-더 빨강의 멤버들과는 연락하고 지내나. "최근 오승은씨의 아이 돌잔치에 다녀왔다. 작년에 첫째를 낳고 올 초에 둘째를 낳았다. 연기자 복귀를 생각하는 것 같았는데 조금 더 쉬어야 할 것 같다. 하하하. 슬기는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가끔 뮤지컬도 하고 예능도 하는 것 같다."
엄동진 기자 [kjseven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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