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격기계' 김현수(23·두산)가 발가락양말 애호가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유는 무좀 때문이 아니라 착용감 때문이다.
8일 잠실구장에서 KIA와 경기를 앞두고 김현수는 국내의 한 용품회사 직원에게 특별한 주문을 했다. 발가락양말을 만들어 줄 수 있느냐는 것. 직원은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는 듯 멍한 표정을 지었다. 처음 받는 주문이기 때문이다. 야구선수들이 신는 양말은 무릎까지 올라오는 스타킹 형태다. 무좀 환자들이 선호하는 발가락 양말 형태는 제작돼 나오지 않는다.
직원의 표정을 확인한 김현수는 신발을 벗어 보였다. 발가락 부분이 5개로 나뉘어 분명한 발가락 양말 모양의 스타킹이었다. 김현수는 "최근 일본의 한 용품회사에서 특수 제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발가락 양말의 장점을 설명했다. "발가락끼리 살을 맞대지 않고 사이사이에 양말이 감싸고 있어 착용감이 좋다"고 했다. 즉 일반양말은 발가락 사이에서 땀이 많이 나 발이 미끄러울 수 있는데 발가락 양말은 그럴 염려가 없다는 것이다.
김현수는 "스파이크를 신고 발을 디딜 때나 전력질주할 때 발에 확실히 안정감이 간다"며 발가락 양말의 효용을 설명했다. 그제서야 용품회사 직원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그런 거라면 우리도 얼마든지 제작할 수 있다"며 발가락 양말을 제공해 줄 것을 약속했다.
2년 연속 3할5푼7리의 고타율을 기록하다 지난해 타율 3할1푼7리로 주춤했던 김현수는 올시즌 초반 4할4푼4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타격기계의 명성을 되찾는 데는 발가락양말이 한 몫 했음을 알 수 있다.
잠실=김동환 기자 [hwany@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