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청용(23·볼턴)의 웸블리 데뷔전은 악몽으로 끝났다. 볼턴 원더러스가 18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경기장에서 열린 잉글랜드 FA컵 준결승 스토크시티와 경기에서 0-5로 참패했다. 이청용의 FA컵 결승 진출 꿈도 물거품이 됐다.
이청용은 볼턴의 오른쪽 미드필더로 선발출전해 '축구 성지' 웸블리경기장을 밟았다. 전반 10분까지 볼턴의 조직적인 공격이 스토크시티를 압도했다.
하지만 한 번의 실수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전반 11분 볼턴의 왼쪽 진영에서 패스미스가 나왔다. 이를 놓치지 않은 스토크시티의 매튜 에더링턴이 아크 정면에서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이 골로 경기는 전혀 예상치 못 한 방향으로 흘러갔다. 볼턴과 전력차를 인정한 스토크시티는 최후방에 대인마크 전담 스위퍼를 뒀다. 극단적인 수비전술로 임한 스토크시티는 리드를 잡자 효율적이면서도 재빠른 역습전술로 볼턴을 무너뜨렸다.
볼턴은 6분 뒤 재차 실점했다. 스토크시티 수비수 로베르트 후트가 볼턴 수비라인에서 헤딩으로 걷어낸 공을 아크 정면에서 그대로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연결해 추가골을 성공시켰다.
볼턴은 전열을 정비해 공세로 나섰다. 하지만 다시 한 번 역습에 당했다. 전반 30분 볼턴의 마르틴 페트로프가 스토크시티 진영에서 볼을 뺏기며 위기가 시작됐다. 페트로프의 볼을 가로챈 저메인 페넌트는 50m가량 단독드리블로 볼턴 진영으로 파고든 뒤 문전으로 예리한 침투패스를 찔러줬다. 쇄도하던 스토크시티의 원톱 케년 존스가 볼턴의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공을 받아 오른발슛으로 쐐기골을 터트렸다.
이청용은 안간힘을 썼지만 제대로 볼을 전달받기도 어려웠다. 속절없이 실점이 이어지자 조급해진 볼턴 공격라인의 조직력이 무너졌다. 반면 신이 난 스토크시티 수비라인은 더욱 거세게 볼턴 공격진을 압박했다. 후반전에도 공세를 이어간 스토크시티는 존 월터스의 연속골이 이어지며 5-0으로 도망갔다.
맨체스터시티와 스토크시티가 맞붙을 FA컵 결승전은 5월 14일 웸블리경기장에서 열린다.
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