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출연으로 관심을 모았던 SBS 예능프로그램 '키스앤크라이'가 베일을 벗었다. 유노윤호와 손담비, 아이유, 김병만 등 10명의 화려한 스타가 국내 처음으로 시도된 스케이팅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했지만 기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22일 저녁 첫 방송된 '키스앤크라이'에선 두 달간의 연습 기간을 가진 도전자들이 자신만의 무대를 선보였다. 그러나 평소 스케이팅을 잘 타지 않던 대다수의 출연자들이 은반 위에서 실력을 보이기에 두 달이라는 시간은 다소 짧아 보였다.
첫 순서로 나온 이아현은 딸과 함께 무대를 선보여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지만, 특별한 기술 없이 활주 위주의 스케이팅으로 심사위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이아현은 "개인적으로 굉장히 어려웠다. 키스앤크라이가 없었다면 힘든 시간을 어떻게 보냈을 지 모르겠다. 딸을 위해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혀 시선을 끌었다.
F(x)의 크리스탈은 은반 위에서 '탱고'를 췄다. 권투 선수였던 아버지와 기계 체조 선수 출신의 어머니를 둔 크리스탈은 타고난 운동 실력으로 다양한 스케이팅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의자를 잡고 한쪽 다리를 들어 올린 '스파이럴'은 김연아 등 심사위원들도 놀랄 정도.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역시 빙판 위에서 화려한 브레이크 댄스를 추며 관중 들로부터 박수 갈채를 받았다. 특히 스핀이나 1회전 점프 등 기술적 측면에선 가장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심사위원 총점 35.3점으로 이날 점수를 받은 도전자 중 최고점을 기록했다. 스피드 국가대표 선수인 이규혁 역시 빠른 스케이팅을 선보이며 심사위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아이유와 서지석, 손담비 등은 기대 이하의 스케이팅 실력을 보여 아쉬움을 샀다. 운동 신경이 없다고 밝힌 아이유는 은반 위에서 자신의 노래 '좋아요'를 부른 것 외에 달리 스케이팅이라 할 만한 기술을 보여주지 못했다. 고성희 국제빙상협회 심판이 "노래 잘 들었습니다"라고 잘라 말했을 정도. '섹시밤'을 배경으로 유머러스한 퍼포먼스를 선보인 서지석과 '블랙 스완'으로 변신한 손담비도 스케이팅 실력 면에서는 많이 부족해 보였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백미는 도전자들이 회를 거듭할 수록 실력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다. 그러나 피려 스케이팅과 같이 고도의 기술과 상당한 체력을 요하는 분야의 경우 빠른 시간 안에 도전자들이 일취월장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어렵다. 지금처럼 출연자들의 개인기에 의존한 퍼포먼스 무대가 지속될 경우 식상하다는 평가를 모면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방송을 본 네티즌들 역시 '도전자들의 스케이팅 실력이 기대 이하다' '퍼포먼스만 있다' '김연아 외에 필살기가 필요하다' 등등의 반응으로 국내 최초의 스케이팅 오디션 프로그램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손애성 기자 [iver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