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위기의 주부들'은 어떤 모습일까.
KBS 2TV 수목극 ‘로맨스타운’이 극 중 ‘1번가’로 불리는 촬영 현장을 23일 공개했다. 실제 최상층의 부자들이 거주하는 이곳은 용인 처인구 양지면에 위치한 발트하우스로 고가의 전원주택이 몰려있다. ‘로맨스타운’의 촬영 현장을 제외하고는 ‘사람이 살고 있을까’ 싶을 정도로 한적한 주택가다. '로맨스타운'을 집필하는 서숙향 작가가 미국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의 촬영지처럼 조용한 상류층 주택가를 원했고 이에 제작진이 발품 끝에 발트하우스를 찾아낸 것.
발트하우스의 주택들은 시가 20억~30억원을 호가한다. 총 63채의 집이 2만 1000여 평에 들어서 있는데, 이는 동대문운동장의 2배가 넘는 규모다. 한 채가 45평에서 92평 정도로 '위기의 주부들'에 나오는 마을처럼 집 간 간격이 널찍한 전형적인 미국형 주택가다. 평소 사람이 거주하는 집도 많지만 최상류층의 ‘세컨 하우스’로 활용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주변에 골프장이 있어 주말 골프 여행을 왔을 때 머무르는 형식이다. 그렇다고 집이 비어있는 것은 아니다. 평소엔 가정관리사들이 거주하며 집을 관리한다. 극 중 '1번가'의 ‘육쪽마늘’ 식모들처럼 발트하우스엔 실제 도우미들이 존재한다. 발트하우스 측은 "이름은 밝힐 수 없지만 국내 굴지의 전자 업체 부사장과 철강회사 부회장, 저축은행 사장 등이 발트하우스에 집을 갖고 있다"며 수도권의 '신(新) 부촌'임을 입증했다.
그러나 '로맨스타운‘의 실내 촬영은 발트하우스에서 진행되지 않는다. 최상층의 고급 주택가를 연출하기 위해 외관만 빌린 셈. 집안 내부 장면은 안성에 새로 만든 세트장에서 촬영한다. 이 곳은 총 15억여 원이 들어간 초호화 세트장으로, ‘제빵왕 김탁구’와 ‘부자의 탄생’에 등장한 대저택 세트를 만든 이강현 미술감독의 작품이다. 상위 1%의 일상을 표현하기 위한 제작진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로맨스타운'은 최상층 가정의 식모로 일하는 성유리와 정겨운, 김민준 사이의 삼각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로 지난 11일 첫방송 됐다.
손애성 기자 [iveria@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