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일반
NBA 파이널 프리뷰 - 마이에미 히트
마이애미 히트.
1990년대 마이클 조던이 이끌던 시카고 불스 이후 이토록 미디어의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스포츠 팀은 없었다. 이는 모두 르브론 제임스(히트)의 ‘디시전(The Decision)’ 덕분이다. 그가 히트로 이적하겠다고 공개선언하면서 NBA 2010-2011시즌은 마치 전 미국인이 즐기는 ‘리얼리티쇼’로 돌변했다.
히트에 대한 관심은 시청률이 그대로 반영한다. 히트는 조던의 불스가 보유하던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 시청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31일 마이애미의 아메리칸 에어라인스 어리나에서 막을 올릴 NBA 파이널 시리즈 역시 사상 최고의 시청률이 유력시된다.
히트, 아니 르브론에 대한 미국인의 관심이 그만큼 높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애초에 르브론에게 관심을 많이 보인 이유 중 하나는 그가 조던에 필적할만한 기량을 갖춰서다.
11시즌 동안 조던의 팀 동료였던 불스의 전설 스카티 피펜은 우승횟수를 떠나 기량만 놓고 본다면 르브론이 조던보다 우월하다고 밝힐 정도다. 최근 ESPN 라디오와 가진 인터뷰서 그는 “마이클 조던은 역대 최고의 스코어러(scorer)다. 하지만 르브론은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 역대 최고의 농구선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논란이 야기됐음에도 불구하고 피펜은 트위터를 통해 “내 판단이 맞는지, 틀린 지 한 번 쭉 지켜보라”라고 거듭 자신의 주장을 강조했다.
그러나 개인기량이 제아무리 뛰어나도 동료들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우승 꿈은 절대 이룰 수 없다. 르브론은 7년 동안 클리블랜드에서 BㆍC급 팀 동료들과 뛰며 그 아픔을 매년 맛봐야 했다. 지난해 드웨인 웨이드, 크리스 보쉬와 힘을 뭉치며 ‘빅3’를 결성한 것도 오로지 우승을 위함이었다. ‘빅3’의 활약에 힘입어 마이애미는 필라델피아, 보스턴, 시카고를 모두 시리즈 4승1패로 연파하며 NBA 파이널에 올라섰다. 이제 서부의 최강자 댈러스 매버릭스와 래리오브라이언 트로피를 놓고 격돌하는 마지막 관문만 남았다.
댈러스는 결코 호락호락한 팀이 아니다. 포틀랜드를 물리친 데 이어 전문가들의 대다수가 가장 유력한 우승후보로 점찍었던 레이커스마저 싹쓸이승으로 완파했다. 서부 결승 시리즈선 OKC를 제압하고 파이널에 올라서며 지난 2006년 이후 5년 만에 결승 무대서 마이애미와 맞붙게 됐다.
댈러스에는 올 플레이오프 들어 현역 최고 파워포워드이자 역대급으로 격상된 더크 노비츠키가 버티고 있다. 최고의 슛터치를 자랑하는 그는 하프코트에서 못 던지는 곳이 없다. 과거 정규시즌 MVP를 수상했지만 큰 경기에 약하다는 지적을 줄곧 받아온 그는 올 포스트시즌 들어선 고비마다 슛을 터트리며 오명을 벗어 던졌다. 댈러스는 이외 베테랑 가드 제이슨 키드가 공수를 효과적으로 조율하고 있고 ‘매트릭스’ 션 매리언과 타이슨 챈들러, 그리고 벤치멤버 J.J. 바레아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2006년 파이널에서는 웨이드가 이끄는 히트가 노비츠키의 매버릭스를 2연패뒤 4연승으로 물리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올해 파이널에선 역사가 반복될 지, 아니면 복수가 이뤄질 지, 귀추가 주목된다.
로스앤젤레스=원용석 중앙일보USA 기자 [w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