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기헌 총장 "승부조작 해법은 자발적 참여"
안기헌 프로축구연맹 사무총장은 K-리그 승부조작 스캔들과 관련해 향후 연맹의 대응 방침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안 총장은 "승부조작이나 불법베팅 등의 경우 확실한 물증이 공개되지 않는 한 조사가 쉽지 않다"며 "선수나 구단의 자발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관련해 "대한축구협회와 함께 비리근절 대책위원회를 구성할 예정"이라 언급한 안 총장은 "상설운영될 이 기구를 통해 내부고발, 자기신고 등을 적극 유도하겠다. 관련해 자진 신고자에 대해 선처하는 한편, 포상제도도 신설해 내부 고발자의 참여를 장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프로연맹과 구단들이 정보를 공유해 비슷한 사례가 재발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안기헌 총장의 기자회견 내용 일문일답.-폴리바게닝(유죄협상제)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사면까지 포함되나"세부적인 사항에 대해서는 조금 더 논의하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진 신고 기간 내에 스스로 밝히는 것이다."
-구단들에 대한 조사는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현실적인 방법이 있나"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상시 내부고발 및 자기신고제를 활용하더라도 확실한 물증이 있어야 한다. 구단들이 조사의 범위와 수위에 대해 프로연맹에게 모든 것을 일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보자에 대한 포상제도도 마련했는데, 기한은 언제까지인가"대한축구협회와 공조해 구성할 비리근절 대책위원회가 관련 업무를 맡는다. 구체적인 협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승부조작 관련자들의 경우 개인정보를 수사기관에 전달한다는 내용은 위법적인 요소를 갖고 있는데"당사자들의 자발적인 정보 제출을 유도하겠다는 의미다."
-폴리바게닝은 사법부에도 없는 제도인데, 프로연맹이 어느 정도나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상벌위원장이 검사 출신이다. 자진신고를 하고 검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게 되면 감형 등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을 들었다. 단순가담자에서부터 적극적인 가담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유형의 선수가 나올 수 있다.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프로연맹 내부 규정 안에서 처벌 수위를 결정하겠다는 의미다."
-전화나 계좌를 공개하는 것은 큰 효과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의심 선수들에 대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의사는 없는가"쉽지 않은 문제다. 선수들의 명예도 걸려 있지 않나. 물증이나 증인이 확보될 경우에 대해 수사기관에 의뢰하는 방법이 현실적인 것 같다."
-구단이 선수의 부정행위를 내부적으로 인지하고도 알리지 않았을 경우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향후 상벌위원회를 통해 정확한 처벌 수위를 결정하겠다. 분명한 건, 구단도 책임을 져야한다는 사실이다. 선수의 비리 사실을 알고도 이를 밝히지 않고 해당자를 방출하거나 이적시키는 팀의 경우 처벌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충분한 검토를 거친 뒤 이사회의 승인을 받아 시행할 예정이다. 현행 규정 뿐만 아니라 사회 다른 분야의 유사 사례에 대해서도 철저히 살피겠다."
-구단에 대해서도 '강력한 수준의 징계'를 하겠다는데, 표현이 다소 막연하게 느껴진다"팀에 대해 적용할 수 있는 조치로는 승점 감점, 무관중 경기 등이 있지만 현행 프로연맹 규약에는 정해진 것이 없다. 논의가 필요한 부분이다."
-자진신고를 할 경우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해야하나"K-리그 사무총장에게 연락하면 된다. 직접 방문하거나 이메일을 통해 밝힐 수도 있다."
-신인 선수들의 연봉 조정을 요청하겠다는 조항은 어떤 의미로 해석해야하나"선수단 쪽에서 기본급을 상향 조정해달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알고 있다."
-비리근절 대책위원회에 외부 인사들도 포함되나"아직까지 정해진 것은 없지만, 축구협회와 프로연맹 인사만으로 구성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 외부 인사들의 참여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의심선수들의 이름을 데이터베이스화해 구단끼리 서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 것으로 안다"각팀 감독들이 자발적으로 제안한 내용이다. 의심할만한 사유가 있는 선수들의 경우 구단과 프로연맹이 함께 진실 여부를 밝혀보자는 취지다."
-전체적으로 자발적인 결심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 승부조작이라는 중대사안에 대한 해결책으로는 부족한 느낌인데"이번 사건과 관련해 모두가 진지하게 머리를 맞댔다. 이미 프로연맹과 구단들은 강도 높은 자정노력을 시작했다. 철저한 수사도 중요하지만, 진실 여부가 밝혀지지 않은 소문들에 모두가 휘둘리는 것 또한 옳지 않다고 본다. 확실한 증거가 있는 사안들에 대해서는 일벌백계하겠다."
평창 =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