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2호선 건대입구역 2번 출구와 인접해 있는 ‘맛의 거리’는 대학가답게 언제나 젊음이 넘치지만 그것 뿐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거리 깊숙히 들어갈수록 십수년 된 오래된 맛집들이 숨어있기 때문. 특이하게도 입구쪽에는 술집과 함께 젊은이들의 입맛에 맞춘 신설 맛집들이 모여있고, 출구쪽으로 갈수록 오래된 맛집들이 늘어난다. 600m 남짖한 거리에 온갖 맛집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이 곳을 한 마디로 정의하면 '입구엔 젊음, 출구엔 연륜'되시겠다.
◆삼겹살·청국장·빈대떡…고르는 재미는 ‘덤’
1.심슨탕
건대입구 맛의 거리 초입에 있다. 사골과 양지를 12시간 이상 푹 우려낸 진한 사골국물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 각종 야채와 치즈로 맛을 낸 사골 부대찌개가 주 요리다. 깔끔한 카페분위기를 연출해 대학생 커플들이 많이 찾으며 일본 관광객에게도 반응이 좋다. 2~3명이 거뜬히 먹을 수 있는 사골 부대찌개와 철판제육볶음이 각각 1만5000원이다. 02-498-8789
2.길성이 서울점
건대입구 주변에서 유일하게 누룽지 닭백숙을 먹을 수 있는 곳. 닭과 오리 요리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 100석의 넓은 좌석을 보유하고 있지만 저녁 때는 자리가 없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 누룽지 닭백숙 3만5000원, 오리 훈제(중) 3만원, 해물 영계탕 3만원 등. 02-461-1818
3.할머니보쌈
어머니부터 아들까지 2대째 맛을 이어가고 있으며 된장찌개 서비스 외에 밑반찬이 푸짐하다. 이혁우 대표는 “10년 동안 가격변동이 거의 없다”며 “손님들이 빈 속에 소주 안마시게 하려고 항상 다양한 음식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보쌈(중) 2만1000원, 보쌈정식 7000원, 삼겹살과 사태살이 함께 나오는 섞어보쌈(중)을 2만3000원에 맛볼 수 있다. 02-467-7545
4.가마로
맛의 거리에 들어선 후 100m쯤 걸어가면 만난다. 땅끝마을이자 청정지역인 해남에서 직접 공수해온 묵은지가 일품이다. 김미숙 대표는 “바닷바람을 맞고 자란 배추가 맛이 좋다”며 묵은지 삼겹살을 메인 메뉴로 손꼽았다. 자체적으로 만든 불판을 사용하는데 저녁에는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예약손님이 많다. 묵은지 삼겹살(1인분) 1만1000원, 쌈밥 정식(1인분) 9000원 등. 02-464-2202
5.무등산 닭 한 마리
건대입구에서만 15년째 가게를 운영하고 있어 이 지역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다. 천연재료는 물론이고 궁합이 잘 맞는 식재료를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한 일본어 여행 사이트에 소개돼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으며 2011년 지식서비스 최우수기업 ‘외식산업분야’에도 선정됐다. 2인 기준 닭 한 마리(소)가 2만원, 묵은지 닭 볶음탕(소)은 3만원이다. 02-498-3027
6.개성 묵은지떡쌈세겹구이
해남에서 2~3년 숙성시킨 김치로 만든 묵은지 삼겹살이 메인 메뉴다. 장수를 의미하는 거북이로 모형으로 만든 불판이 이색적이다. 윤석길 대표는 “음식에는 정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 부분을 특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묵은지 삼겹살(1인) 1만1000원, 오모가리 전골(중) 1만5000원이다. 02-463-4511
7.짬뽕 잘하는 집 홍콩반점
맛 골목 중간쯤에 위치해 있다. 보통 중국요리 전문점과 다르게 이곳에서는 오로지 짬뽕관련 요리만 주문이 가능하다. 단 탕수육과 군만두는 제외. 주문시 즉시 조리하고 특제 양념으로 요리해 맛의 깊이를 더한다. 짬뽕 4000원, 군만두 4000원, 탕수육 9000원. 02-466-0410
8.황제참치
건대입구에 몇 안 되는 참치회 전문점. 손님들 개개인의 간장을 만들어 보유하고 있는 것이 특징. 송태영 대표는 “본사에서 식재료를 넘겨받는 프랜차이즈 체인이 아니어서 좋은 참치를 대접할 수 있다”며 “최상의 참치를 쓰고 있다”고 자부했다. 양이 무제한으로 제공되는 참치회(보통) 2만3000원, 참치초밥 1만2000원, 다랑어 위주로 구성되는 참치회 스페셜 3만1000원이다. 여름에는 가게 앞 테이블에서 식사 가능. 02-467-5199
9.청국장 종갓집
맛 골목 끝자락에 있다. 김옥실(64) 대표는 "15년 동안 청국장만 했다"고 자부한다. 대물림한 비법으로 만든 청국장만을 쓰며, 게장·불고기 등 반찬도 푸짐하다. 왕년의 인기 농구스타 이충희 해설위원의 단골집이다. 청국장 8000원, 조기매운탕 2만원, 삼합은 3만원부터 있다. 별도의 주차장이 있다. 02-499-3729
10.원조 남원 추어탕
전북 부안·정읍 등지에서 매일 강정묵(51) 사장이 공수하는 신선한 미꾸라지와 16년 노하우가 자랑거리다. 최소 6년 이상 된 종업원들이 한복을 입고 서빙한다. 130석이 넘는 넓은 자리를 갖추고 있지만 성수기인 6월부터는 예약하지 않으면 줄을 서야 한다. 추어탕 8000원, 통추어탕 1만원이며 추어튀김은 1만원부터다. 03-489-8649
11.예담밥상
맛의 거리 끝 쪽에 있다. 김순일 대표는 "이 집을 찾는 직장인들에게 '엄마 밥'을 맛보게 하는 게 목표"라고 말한다. 11년 간 간장게장정식(3만원)에 들어갈 게들을 충남 서산에서 직접 공수해왔다. 맛의 거리 유일의 한정식집이며, SM엔터테인먼트 기획사의 단골집이다. 예담정식 1만3000원, 갈비살정식 2만3000원. 된장·비지찌개 등 20여종의 반찬이 제공된다. 02-469-0072
12.송씨네 빈대떡(구 도깨비 빈대떡)
"이름을 걸고 7년 빈대떡 노하우를 선보이고 싶었다"는 송영배 사장이 나름 유명했던 '도깨비 빈대떡' 명칭을 버리고 '송씨네 빈대떡'으로 새출발했다. 국산재료만을 사용하며, 가락시장에서 매일 신선한 재료를 공수한다. 조리 과정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완전히 트인 주방에서 조리해 위생에 자신이 있다. 고추·김치·깻잎·새우 등 10종 모듬전이 1만5000원, 해물파전 1만2000원이다. 02-454-9344
13.생태한마리
특유의 해동보관법을 사용해 생태같은 동태와 갓 잡은듯한 생태 맛을 선보인다. 김정숙 사장은 "가수 2AM 멤버들이 먹어보고 감동해 사인한 CD를 주고 갔다"고 자랑한다. 인근 건대·한양대·세종대 교수들이 음주 다음날 많이 찾는다. 동태탕 7000원, 생태탕(2인) 2만3000원. 포장도 된다. 02-465-7828
14.만복국수
37세의 젊은 사장 조용환씨는 "충북 음성에서 30년 영양탕 장사를 하신 어머님의 손맛을 배워왔다"고 말한다. 그래서인지 이제 막 문을 열었지만 멸치쌀국수(4000원), 열무김치비빔밥(5000원) 등의 반응이 좋다. 남해산 멸치와 충북 음성 고추를 사용한 육수가 특색이다. 쌀국수(2인)와 작은보쌈이 제공되는 점심세트가 1만4000원에 제공된다. 02-6369-4603
15.로열인디안
한국에서 10년 거주한 잭키 레그미(33) 사장은 고향 커리 맛을 못 잊어 직접 음식점을 차렸다. 현지 주방장을 초빙했고, 모든 재료를 인도에서 직수입해 직접 제조한다. 양고기 해물커리 1만2000원, 인디안 요거트에 재워 탄두리 화로에 구운 탄두리치킨이 1만6000원이다. 02-466-8809
16.키타구니(라멘 전문점)
송자현(40) 사장이 삿뽀로에서 거주하면서 삿뽀로의 원조맛집에서 제조법을 배워왔다. 모든 재료를 삿뽀로에서 직접 수입하고, 인테리어도 최대한 원조맛집과 비슷하게 꾸몄다. 라멘 초보들을 위해 날씨, 기온 등에 어울리는 라멘을 직접 추천해준다. 따뜻한 미소·소유·시오라멘 7000원. 냉라멘(7000원)도 있다. 젊은 대학생이 주 고객이다. 070-8221-0771
17.스시야
'균일가 1000원' 이라는 저렴한 가격이 최대 장점이다. 그러나 조은주(55) 사장은 "더 비싼 초밥에 비해 절대 맛과 질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신선한 활어를 쓰고 초새우·가리비·참소라 등 다양한 메뉴를 제공한다"고 말한다. 대학생과 인근 외국어 학원의 원어민 강사들이 주 고객이다. 포장도 된다. 02-467-2942
배중현·유선의 기자 sunnyyu@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