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불명에서 깨어난 신영록(24·제주)이 본격적인 재활치료를 위해 서울로 병원을 옮겼다. 신영록은 29일 낮 12시 5분 제주발 비행기를 타고 서울에 도착해 오후 2시 반쯤 서울 삼성의료원에 도착했다. 안정된 이동을 위해 제주 한라병원을 떠나기 전 수면제를 투약받은 그는 1인용 특실로 옮겨진 뒤에야 잠을 깼다.
병실분위기가 바뀐 것을 확인한 신영록은 자신의 옆을 지킨 어머니 전은수씨에게 "여기가 한라병원이야?"라고 물어볼 정도로 의식이 또렸했다. 그의 안정된 이동을 위해 항공사 측은 비상구 자리의 등받이를 모두 젖힌 채 신영록이 누울 수 있는 자리를 만들었다. 항공사 측에 따르면 매일 한 번 정도는 환자이송을 위해 이 같은 방법이 동원된다.
신영록과 함께 이동한 제주 유나이티드 김장열 피지컬 트레이너는 "신경과 전문의 서대원 교수님이 주치의를 맡으신다. 1차적인 검진 결과 생각보다 상태가 좋다고 하셨다. 병원에서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히 차단한 상태에서 집중적인 치료를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 동안 신영록은 치료환경이 더 좋은 서울로 옮기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절대안정이 최우선이었다.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건 무리였다. 이제 신영록은 제주 한라병원에서 받았던 치료를 병행하며 본격적인 재활에 나선다.
1차적으로 뇌의 간질파와 합병증이 사라질 수 있도록 약물치료를 집중적으로 이어간다. 이 치료는 제주에서도 꾸준히 해왔다. 이동남 제주 유나이티드 홍보팀장은 "신영록 선수가 좋아지긴 했지만 이 상태가 꾸준히 유지되는 게 중요하다. 신영록의 의식회복을 막아온 간질파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지 않아야 안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신영록의 상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재활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제주 한라병원 관계자는 "신영록 선수 대뇌피질이 거의 손상되지 않아 기억을 되찾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다만 기저핵이 손상돼 운동능력을 어느 단계까지 되찾느냐과 관건"이라고 전했다. 신영록은 누운 상태에서 팔다리를 움직일 수 있다. 다만 세부적인 동작은 하기 어려운 상태다. 김장열 트레이너는 "섣불리 재활에 대해 예상할 수는 없다. 1차적인 목표는 일상생활로 복귀하는 정도에 도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서귀포=장치혁 기자 [jangta@joongang.co.kr]
사진=제주 유나이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