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애플리케이션(이하 앱)들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하룻밤 즐기는 '원나잇 스탠드'용으로 전락했다.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이용자의 위치정보를 이용해 근처에 있는 이성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실제 만남을 이어갈 수 있어 1회성 만남의 도구로 활용되고 있는 것. 그러다보니 성범죄 등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소개팅 앱은 가입자의 위치정보를 바탕으로 반경 1~2㎞ 안에 있는 회원들을 보여주고 서로 쪽지를 나눌 수 있다. 스마트폰 붐이 인 지난해 '후즈히어' 등 해외 앱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최근에는 국내 앱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앱들은 남자들 사이에서 원나잇 스탠드의 도구로 유용하다는 입소문이 퍼져있다. 특히 포털사이트에서 앱 이름을 입력하면 '홈런'이라는 검색어가 연관어로 뜬다. 소개팅 앱으로 이성을 만나 잠자리를 같이 보냈다는 의미로 인터넷 신조어이다. 블로그와 카페에는 '홈런강좌' '2시간전 홈런 후기·인증샷' 등의 글을 쉽게 볼 수 있다.
소개팅 앱으로 이성과 하룻밤을 보낸 사람들은 '생각보다 쉽다'고 입을 모았다. 번화가에서 스마트폰으로 상대를 물색해 '어디세요?''가까운 곳에 있네요?' 등의 쪽지를 돌리면 한 두개의 답장이 온다는 것. 이후 쪽지와 카카오톡으로 적당히 대화를 나누다 즉석 만남을 가진다.
실제로 직장인 김모씨(26)는 H 앱에 가입해 4개월간 10번이나 원나잇 스탠드에 성공했다.
김씨는 "주변에 있는 여성들에게 쪽지를 보내 '술 한 잔 하자'고 하면 바로 답이 온다"며 "당일 연락해 바로 잠자리까지 간 경우도 세 번이나 된다"고 말했다.
원나잇 헌팅남들은 상대방의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프로필을 허위로 작성한다고 한다. 직업란에는 전문직을 쓰고 나이도 제 나이를 적지 않는 것. 김씨는 "프로필은 첫 인상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답장의 빈도를 좌우할만큼 중요하다"고 했다.
1회성 만남이다보니 문제도 생겨나고 있다. 지난 14일 광주 서부경찰서는 소개팅 앱으로 만난 여대생을 추행한 혐의로 이모(26)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는 소개팅 앱으로 알게 된 여자와 술을 마시고 강제로 모델로 데려가려고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유철 광주 서부경찰서 경사는 "이런 앱들은 예전 컴퓨터 채팅과 비슷한 것 같다. 건전하게 사용하면 괜찮을텐데 이런 부분은 스마트폰의 한 단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한 소개팅 앱 개발사 관계자는 "현재 벌어지는 현상은 일부 유저의 사례"라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4시간 모니터링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