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도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9일부터 열리는 제66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 대회는 고교 3학년들에게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마지막 무대라고 해도 틀림없다. 이것은 각 구단 스카우트 역시 마찬가지다. 이전부터 관찰해온 선수들의 옥석을 가리며 진흙 속의 진주를 찾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다. 이번 청룡기 대회에서 눈여겨볼 고교 투수 5명을 선정했다. 단, 지난 황금사자기와 주말리그 등을 통해 언급된 한현희(경남고), 변진수(충암고), 이민호(부산고), 이현동(광주일고), 김원중(동성고), 박종윤(대구고) 등은 제외했다.
경북고 임기영(사이드암)
경남고 한현희와 충암고 변진수 등에 가려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지만 각 구단 스카우트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선수 중 한 명이다. 최고 구속은 시속 140km 초반에 싱커, 서클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다채로운 변화구를 구사한다. 특히, 서클체인지업이 아주 위력적이다. 하지만 올해 팔을 올리면서 타자 앞에서 뚝 떨어지는 서클체인지업이 실종한 상태. A 구단 스카우트는 “올해는 서클체인지업보다 싱커를 주로 구사하지만 그렇게 위력적이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팀 여건상 지난해부터 전 경기를 거의 혼자 던지고 있다. 지친다고 해도 이상할 게 없지만 임기영 자신은 “힘든 줄은 모르겠다”고 밝혔다. 부드러운 투구폼에 수비를 믿고 맞혀 잡는 투구가 연투의 비결. 후반기 주말리그에서 부산고와 경남고를 상대로 잇달아 완봉승을 거두면서 완투능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쑥 들어갔다. “지금 땀을 많이 흘리면 나중에 흘리는 눈물이 적다”는 말을 믿고 야구에 열중하는 선수다.
화순고 이형범(우완)
지난해 드래프트에서 KIA에 1라운드 지명된 홍건희의 뒤를 잇는 화순고 에이스다. 시속 140km 중반의 속구에 슬라이더와 투심이 날카롭다. 지난해 말 화순고 사령탑을 맡은 이광우 감독의 집중 지도로 투구 밸런스와 제구력이 아주 좋아졌다. 스트라이크 존을 넓게 활용하는 능력은 프로선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다. A 구단 스카우트는 “야구팬들은 생소하겠지만 스카우트 사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는 진흙 속의 진주와 같은 선수”라고 평가했다.
단 하나 각 구단이 지명을 주저하는 요소는 팔꿈치 부상. 2학년 때 당한 팔꿈치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B 구단 스카우트도 “팔꿈치 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지만 프로에서 체계적으로 관리 받으면 성장 가능성이 풍부한 재목”이라고 밝혔다. 즉시 전력보다는 1, 2년 후를 내다본 유망주라는 의미다. “최근 토미존 서저리의 성공 확률은 98% 이상이라서 부상의 위험성이 지명에 크게 좌우하지는 않는다. 단지, 그 팀의 상황에 따라 지명 순위가 결정되겠지만 2라운드 안에는 이름이 불릴 것으로 생각한다.” 어느 야구관계자의 설명이다.
김해고 이성욱(좌완)
이성하와 함께 쌍두마차를 이루며 김해고를 청룡기로 이끈 주역이며 지난 11일 발표된 아시아 청소년 야구 선수대표팀에도 발탁됐다. 속구, 슬라이더, 투심을 구사하며 최근 커브를 장착해서 실전에서 던지고 있다. 구속은 시속 130km 중반에 불과하지만 유연성이 좋아서 공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와서 던진다. 흔히들 말하는 볼 끝이 좋은 투수다. 김경환 김해고 감독은 “투수 경력이 짧지만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좋은 영리한 선수”라며 “평소에는 온순한 성격이지만 마운드에 올라가면 싸움닭이 되는 투지가 아주 좋다”고 밝혔다. 투수 경력이 짧은 만큼 투수로서의 근력이 약한 게 흠. A 구단 스카우트는 “프로에서 체계적인 관리를 받으며 성장하면 SK 정우람과 같은 좋은 투수가 될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장충고 최우석(우완)
묵직한 140km/h 중반의 속구에 슬라이더, 커브 등을 섞어 던진다. 빠른 볼을 앞세워서 타자와의 정면 승부를 피하지 않는 근성 있는 투수다. 지난해 삼성에 지명된 윤영삼의 뒤를 받치는 등 경기 경험이 풍부한 것도 장점. A 구단 스카우트도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배짱이 있는 선수”라며 “잠재력이 풍부한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B 구단 스카우트는 “구종이 단조로우니까, 물론 프로에서 구종을 추가하면서 달라질 수 있겠지만, 지금은 선발보다는 불펜 투수를 맡게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롯데 김명성 선배와 같은 안정적인 면과 LG 임찬규 선배의 씩씩함을 닮고 싶다.” 최우석 자신이 밝힌 포부다.
야탑고 김웅(좌완)
지난 황금사자기 8강전에서 부산고를 상대로 1피안타 완봉승을 거두며 프로 스카우트의 주목을 받은 좌완 투수다. 최고 구속은 시속 130km 중후반이지만 완급 조절 능력이 뛰어나다. 슬라이더가 위력적이며 안정된 제구력을 자랑한다. “몸 쪽 승부를 즐긴다”는 김웅 자신의 말처럼 배짱도 두둑하다. “항상 웃는 표정으로 동료를 대하는 등 긍정적인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투지를 불태우는 근성 있는 선수다.” 김성용 야탑고 감독의 얘기다. A 구단 스카우트는 “힘을 더 기르면 구속도 빨라질 것”이라며 “좋은 좌완 불펜 투수가 될 재목”이라고 평가했다.
<야구라> 손윤 (http://yagoo.tistor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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